좋.댓.구.알.
우리는 알게 모르게 타인을 '구독'하면서 살아간다.
팬덤은 이러한 인간 구독의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타인을 구독하는 건 단순히 누군가를 팔로우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삶을 나누고, 그들의 이야기를 매일같이 받아보며 함께 성장한다.
요즘 누군가와의 첫 만남은 마치 그 사람을 무료체험하는 듯하다.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관심사와 성격을 지녔는지 짧게나마 엿보게 되는 순간이다.
그 이상의 정보와 관계를 원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구독하게 될 것이다.
첫인상이 좋다면 우리는 자연스레 그 사람의 이야기를 더 알고 싶어 하고, 구독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반면, 첫 만남이 불편했다면 그 구독은 잠시 미뤄지거나 자연스레 취소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인생을 풀어내고 표현하느냐에 따라 그 매력은 더욱 빛난다.
어떤 사람들은 매일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제공한다.
그 일상조차도 특별하게 느껴지고, 그들의 말은 마치 잘 쓰인 한 권의 책처럼 흥미롭다.
그런 사람들과의 관계는, 마치 우리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처럼, 놓치기 아쉬운 순간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모든 구독이 항상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그 사람의 이야기나 에피소드가 지루해지거나, 관심이 없어질 때도 있다.
반복되는 주제나 나와 맞지 않는 관점이 더 이상 흥미롭지 않게 느껴질 때
우리는 조용히 구독을 해지하거나 거리를 둘 수 있다.
흥미로운 건, 이 모든 구독 관계 속에서 우리는 '이기심'이라는 자연스러운 본능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의 필요와 욕구에 맞게 사람을 구독하고, 또 구독을 끊으며 관계를 조절하는 것.
이는 단순히 이기적인 행위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다.
나에게 의미 있는 관계와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레 이런 구독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이기적인 선택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이기적인 선택을 통해 자신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간다.
나에게 맞는 관계의 사람을 구독하고,
그로 인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며 성장하는 것은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만약 그런 선택이 없었다면, 우리는 자신에게 맞는 관계를 만들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누군가가 나를 구독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들이 나에게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사실, 그들이 나의 삶과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나를 구독하는 이유는
단순히 나의 콘텐츠가 그들에게 의미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신경 쓰일 수도 있지만, 그것 역시 사람 사이의 자연스러운 교류이자 관계다.
나를 구독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히 무언가를 더 할 필요는 없다.
내가 가진 삶의 이야기 자체가 그들에겐 충분히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결국, 사람 구독은 유튜브의 구독처럼 일방적 구독이 아닌
상호적인 교환의 맞구독이기에 서로의 삶이라는 비용이 드는 유료구독이다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타인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면서 우리는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성장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나아가 더 깊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런 관계는 결국 더 나은 삶을 만들어주고 이 좋은 삶은 다시 누군가를 구독하는데 지불된다.
삶의 가치를 높이는데 사람구독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