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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경 Nov 02. 2024

ep.1 여행을 떠나는 이유

경주네컷 매거진

우리가 어쩌면 자주 일상을 벗어나고 싶어지는 이유는,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이지 않을까.

만족스럽지 않은 하루를 살고 있을 때, 삶이 지나치게 버겁거나 무료할 때, 인간관계에서 회의감을 느꼈을 때, 잡생각으로 머리가 무거울 때. 우리는 생각한다. '떠나고 싶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리셋, 0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생각이지만, 여행에서는 무엇이든 허용된다. 지구는 생각보다 넓고, 1km만 넘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꼼짝없이 묶여있던 사슬을 풀어내기만 한다면!  


반면 나에게 주는 보상으로 여행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열심히 일했을 때, 오랫동안 준비했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냈을 때, 월급을 받았을 때, 학기가 끝나고 방학을 맞이했을 때 등등. 내가 들인 노력에 대한 보상심리가 따르는 것이다. 미리 비행기표를 끊어두고 떠날 날만 기다리면서 일상을 더 열심히 살아갈 동기를 얻는 경우도 있다.


여행은 도전이다. 우리는 기존에 있던 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으로 떠나는 것을 여행이라 한다. 그 거리가 멀면 멀수록, 우리는 두려움을 느낀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 '낯선 환경' 새로움은 설렘과 불안을 동시에 가져온다. 누군가에게는 집 밖을 나서는 일조차 큰 용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이렇듯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여행을 좋아할 확률이 높다. 당신이 좋아하는 여행은 어떤 형태인가?


첫 번째, 어떤 여행 스타일을 선호해?

여행에는 대개 각자의 스타일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국내여행과 해외여행 중 취향이 갈리기도 한다. 또 즉흥적인 것을 좋아하는지, 미리 정보를 찾아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지(일명 MBTI에서 P와 J로 나뉜다.) 누구와 가는 것을 선호하는지, 가까운 친구, 가족, 연인부터 처음 보는 낯선 사람과의 동행을 즐기는 타입도 있고, 오로지 혼자 조용히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다.


두 번째, 여행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누군가는 소문난 맛집에서 유명하고 근사한 음식을 먹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문화재나 관광지를 찾아가는 것을 메인 코스로 여긴다. 또 누군가는 예술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건축물이나 전시회,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반면, 그런 것 다 상관없이 그저 '쉼'에 집중하고자 하는 사람도 많다. 일명 '호캉스'로 숙소에서 한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고 개인적인 시간에 집중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다.


함께 여행을 가면 그 사람의 진짜 성격을 알게 된다.

이렇듯 여행이란 일상에서 벗어나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행위이다. 여행에서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누군가의 의견을 암묵적으로 따라야 하는 단체 여행을 제외하고) 우리는 여행 내에서 가장 자유롭다. 산 정상에 올라 마음껏 소리를 쳐도 되고, 바다에 뛰어들어 하루 종일 수영을 해도 괜찮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아무도 당신을 말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말이다.)


여행은 흔히들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나만의 선택으로 하루를 만들고, 내가 선택한 것들에는 나의 선호가 묻어 나오게 된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 사람일수록 자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경험에 의한 데이터가 많이 쌓이게 된다.


그렇다면 여행은 무조건적으로 좋은 것일까?

여행을 그리 즐기지 않는 사람도 많다. 예를 들면 우리 엄마가 있다. 엄마는 쉬는 날엔 잠을 자는 게 최고라며 집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신다. 각자의 방식으로 쉼과 여유를 찾으면 되기에, 여행을 가지 않는 것도 본인의 선택이다.


그럼에도 여행을 주제로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아직 여행의 진짜 재미를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내가 느낀 즐거움을 소개해 주고 싶기 때문이다. 난 여행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친구, 가족과의 여행에서는 나의 선호보다는 그들의 선호에 맞춰 코스를 돌았고, 그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곤 했었다. 친구와 가족들을 사랑하지만, 그와 별개의 문제였다. 그들과 나는 취향이 달랐고, 방식이 달랐다.


그래서 나 홀로 여행을 떠났다. 혼자서는 모든 것을 자유롭게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있었고, 자유로웠다. 그러나 한편으론 외롭고 무료하기도 했다.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말동무가 없는 것이 아쉬웠고,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다 보니 추억을 남기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나에게 맞는 여행 스타일을 찾아 해매던 중, 경주네컷을 만났다. 그리고 나에게 꼭 맞는 여행의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우선 나의 성향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나는 도전을 즐기고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흥미롭게 느끼는 편이다. 혼자 떠나는 여행도 좋아하지만, 친구나 가족이 아닌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나에게는 여행 안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이벤트처럼 느껴진다. 그들과의 만남도 여행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생각한다. 내가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은, 무언가 나에게 남는 것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다거나, 해보지 못한 경험을 했다거나. 무료하고 뻔한 여행은 싫어한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과 대화하며 함께 사진을 찍는 경험은 나에게 특별했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 또 소중한 인연을 많이 만나게 되기도 했다.


여행을 대하는 태도

여행을 하면서 마주하는 것들이 나에게 어떤 작용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바이다.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떠올려보라. 휴식, 보상, 도전, 변화, 추억 등. 이 여행을 통해 내가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가장 원초적인 나의 소망을 들어줄 기회다.


만약 여행을 떠나본 경험이 적다면, 여러 스타일의 여행을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자신에게 잘 맞는 최적의 여행을 찾는다면, 비로소 여행의 참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나의 취향에 대해 알아가고 나와 친해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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