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나이를 비공개하고, 모두 25살로 통일한다. 33살도, 21살도 경주네컷에서는 모두 25살이다.
이름 대신 별명으로 부른다. 각자가 불리고 싶은 별명으로 참여한다.
나만의 기록 소개하기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기록, 사진, 물건을 꺼낸다.
이 자리에서 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를 정할 수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가장 나답다고 느끼는 순간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일기장부터 카메라, 인생네컷 앨범, 뮤지컬 티켓 등 각자의 기록에서 그들의 고유한 취향, 가치관, 개성을 느낄 수 있다. 나에게는 그저 서랍 속에 잠들어 있던 물건일 뿐인데, 남들의 눈엔 꽤나 근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는 전혀 다른 타인이며, 나와는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우리는 깊은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대개 사적인 공유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면 우리는 마음을 나누었다고 느낀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에게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고,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을 만나면 호기심과 궁금증을 갖기도 한다. 알고 보면 모두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그것을 깊이 들여다보기만 한다면 말이다.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기, 이것이 한 사람을 알아가는 대화의 시작이다.
키워드 대화 나누기
우리는 키워드 주제를 정해 대화를 나눈다. 예를 들면 여행, 낭만, 사람, 자유 같은 것이다. 사전에 선호하는 키워드를 1~3순위로 선택하고 키워드별로 여행팀이 구성된다. (ex 여행팀, 낭만팀, 사람팀)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발견하고 각자가 생각하는 의미를 떠올린다. 키워드 대화는 팀별 여행 시간과 저녁 단체 대화 시간에 진행된다. 여행을 하면서 팀원들끼리 가벼운 대화를 나누고, 저녁에는 4-5명씩 소규모 그룹을 만들어 임의로 테이블을 돌아가면서 대화한다. 각 팀의 스텝들은 사람들에게 키워드 관련 질문을 던진다. 가벼운 질문부터,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질문까지 풍부하고 자유로운 대화가 시작된다. 예를 들어 '낭만'이라는 키워드로 대화를 나눈다면, "오늘 여행에서 가장 낭만적인 순간을 꼽는다면?" "내가 생각하는 낭만이란?" "돈과 시간의 제약 없이 뭐든지 할 수 있다면?" 같은 질문들이다. 일상에서 해보지 못한 대화 주제를 통해 나의 생각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도 있다.
나만의 질문하기
여행을 통해 만난 사람들은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나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어쩌면 마주칠 일도, 만날 일도 없었을 사람을 우연한 계기를 통해 함께하는 경험. 묻고 싶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행 마무리 전, 여행을 하면서 미처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던 사람, 더 깊은 대화를 하고픈 사람에게 1 대 1 대화를 요청한다. 일정 시간이 주어지면 둥글게 원을 만들어 앉은 사람들이 바퀴가 달린 의자를 끌고 내가 질문하고 싶은 사람에게 다가간다. 대화가 끝나면 또 다른 사람을 찾아가 대화하면 된다. 각자의 질문은 저마다 다양하다. "이번 여행 어땠어?" "좋아하는 노래 추천해 줘." "너는 어떤 사람이야?" "지금까지 한 도전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뭐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야?"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어?" 등 다양하고 심도 있는 질문들에 이전에는 생각한 적 없던 주제까지 생각이 넓혀간다. 누군가에게 질문을 받게 되면 우리는 답변을 해야 한다. 답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답을 생각하게 된다. 신중히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여 나의 생각이 된다. 자기 자신도 스스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한다. 그리고 상대의 말과 생각에 귀 기울이고 진심으로 받아들이면서 순간 우리는 대화의 몰입을 경험한다. 이는 정말 신비로운 경험이다. 서로에게 공감과 위로를 받고, 풀리지 않던 고민에 대한 해답을 얻게 되기도 한다.
가장 사적이면서 공적인 대화, 경주네컷 안에서는 무수한 이야기가 지금도 흐르고 있다. 우리를 소개하는 방식은 자유롭고 다양하다. 남들이 보는 내가 아니라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나'를 소개할 수 있다. 혹 볼품없는 모습이라 해도 괜찮다, 내가 아닌 다른 시선을 빌리면 그건 꼭 나아지고 싶은 간절한 열망처럼 비치기도 하니까. 그 모습들은 전부 '나'니까. 당신은 당신을 어떻게 소개하고 싶은가?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