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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적인 뇌과학: 프롤로그

나의 과거가, 현재의 나를 도울 수 있는가?

by cogito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을까?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을까?

-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던진, 짧지만 강렬한 질문이다.


뇌과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 질문에 나는 망설임 없이 "그렇다."라고 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기억과 인생의 내러티브는 한 번 정해지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나'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재구성되는,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역동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뇌과학에 따르면,

기억은 역동적이다. (Memory is Dynamic)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억은 사진처럼 정적인 장면으로 저장되지 않는다.
- 오히려 회상될 때마다 새롭게 덧칠되고, 편집되며, 때로는 왜곡된다.

결국, 우리가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그것은 쇠사슬이 될 수도,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과거의 상처를 두려움으로 회상하면, 그것은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지만,

같은 상처를 '성장통'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아팠던 기억은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니 말이다.


이처럼, 우리의 뇌는 단순한 저장 장치가 아니라,

기억을 편집하고 해석하며,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내면의 작가이자, 내 인생의 감독이다.

현재의 나는, 무력했던 어린 시절의 나를 위로하고 안아줄 수 있으며,

과거의 고민과 경험은 지금의 나를 지탱하는 단단한 지혜가 될 수 있다.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치유하고,

과거의 나는 현재의 나를 이끄는 힘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뇌과학'에 빠진 이유이다 -

뇌과학은 지금의 나를 이해하는 도구이자,

과거의 기억을 따뜻하게 비추는 조명이며,

미래를 설계하는 힘이 되어 주니까.


우리는 때때로 세상을 비관하거나, '그냥 주어진 대로 살자'라는, 체념에 빠지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뇌과학을 공부하며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나는 유전자와 환경이 찍어낸 결과물이 아니라,
내 기억과 사고를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존재이고 싶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뇌과학은 가장 강력한 조력자가 되어줄 것이다.



memory.png 기억 없는 삶은 과연 삶이라 할 수 있을까? 기억은 우리의 연결성이자, 이성, 감정, 그리고 행동을 뒷받침하는 토대이기에... 기억 없이, 우리는 온전한 존재로 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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