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 우한이 이상해

팬데믹의 시작

by 역마자

2020년 1월 말의 상하이는 여전히 활기찼다.

거리 곳곳엔 붉은 홍등이 걸렸고, 대형 마트와 골목 상점들은 다가오는 춘절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사람들은 설맞이 쇼핑을 하고, 레스토랑 예약은 이미 며칠 전부터 꽉 차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 조금씩 이상했다.


사람들 중 일부는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고, 번화가의 웃음소리는 점점 줄어들었다.

무언가 오고 있다는 느낌. 그러나 아무도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말할 수는 없었다.


해외 뉴스에서는 ‘우한’이라는 도시에 대해 보도하고 있었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확산 중이라는 소식.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국 관영 매체는 여전히 조용했고, 뉴스는 변함없이 국가의 안정과 경제 성장만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 샤샤는 달랐다.

그녀의 눈빛은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했다.


“곧… 위험해질 수도 있어요.”

눈은 웃고 있었지만, 그 이면엔 긴장감이 스며 있었다.


그날도 우리는 와이탄을 걸었다.

황푸강을 따라 흐르는 바람은 여전히 차가웠고, 강 건너 푸동의 스카이라인은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찬란함이 이상하게 허전하게 느껴졌다.

거리의 사람들 얼굴엔 묘한 경계심이 떠 있었고, 간간이 들리는 기침 소리에 모두가 고개를 돌렸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손을 더 꽉 쥐었다.

그녀 안에서 이미 어떤 결심이 끝난 듯한 기운이 느껴졌다.

말없이, 그러나 분명하게 나를 이끌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복도를 지나 집 앞을 지날 때도 그녀는 내 손을 놓지 않았다.


문을 열고 들어선 그녀는 조용히 불을 켰다.

작고 아늑한 방 안, 벽엔 부드러운 노란 조명이 흐르고 있었다.


“밖은… 이제부터 점점 위험해질 거예요.

여기, 우리만의 공간이 제일 안전해요.”

그녀의 말은 따뜻했지만, 동시에 묘한 고립감을 안겼다.

그녀와 나는 여전히 각자의 집에서 혼자 살아가고 있었지만, 점점 더 자주, 더 오래 그녀의 공간에서 함께 머물게 되었다.


며칠 후, 상점들이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설 연휴 때문만은 아니었다.

약국엔 긴 줄이 생겼고, 마스크는 금세 동이 났다.

동료들 사이에선 '회사도 곧 셧 다운할 수 있다더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회의 도중, 상사가 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이 분위기를 확 바꿔 놓았다.

“혹시 모르니까… 여권은 챙겨두세요.”

우리는 서로를 쳐다봤지만, 아무도 농담처럼 웃지 못했다.

'한국 복귀'라는 말은 대놓고 언급되지 않았지만, 다들 눈치챘다.

본사로부터 무언가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는 걸.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샤샤는 더더욱 예민해졌다.

그녀는 뉴스를 매일 체크했고, 친구들과 조용히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나에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행동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그날 밤, 나는 그녀를 꼭 껴안은 채 누워 있었다.

샤샤의 얼굴은 평온했지만, 어딘가 그 고요함 아래 꿈틀거리는 불안이 느껴졌다.

그녀의 숨결은 얕았고, 손끝은 내 팔을 쥐고도 떨고 있었다.


“밖은… 정말 조용해졌어요.”

그녀가 나지막이 말했다.

“근데… 그게 더 무서워요.”


나는 대답 대신,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손을 천천히 내 가슴께로 가져왔다.

그녀의 눈빛은 망설임과 결심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확실하게 기억하고 싶어요.

당신이 내 옆에 있었던 걸…

내가 살아 있었던 걸…”


그녀의 입술이 내 입술을 덮었다.

간절했고, 뜨거웠고, 어딘가 격렬했다.


숨이 섞이고, 체온이 얽히고,

샤샤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았다.

내 위로 올라탄 그녀는, 천천히, 그러나 단호하게 나를 감쌌다.


움직임은 처음에는 조심스러웠지만, 점점 감정에 휘말리듯 격해졌다.

바깥세상에 닿지 않으려는 듯,

이 방 안에서 모든 것을 불태우려는 듯,

그녀는 나를 움켜쥐고, 빠져들었다.


“잊지 마요… 나를…”

그녀는 속삭이다가 갑자기 울컥 숨을 삼켰다.

나는 그녀의 등을 꽉 끌어안고, 더 깊이, 더 강하게 그녀 안으로 스며들었다.


몸이 부딪히는 소리, 숨이 얽히는 소리,

간절한 입맞춤과, 감정의 파도가 몰아치는 리듬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다시, 그리고 다시 확인했다.


그녀는 내 이름을 부르며 떨리는 손으로 내 등을 감쌌고,

나는 그녀의 허리에 손을 뻗어, 마치 부서질까 조심스럽게 그러나 절실하게 그녀를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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