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30:18 - "그러나 여호와께서 기다리시나니 이는 너희에게 은혜를 베풀려 하심이요 일어나시리니 이는 너희를 긍휼히 여기려 하심이라 대저 여호와는 정의의 하나님이심이라 그를 기다리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21살쯤이었습니다.
친구들은 한창 대학생활을 하며 가장 예쁠나이를
맘껏 즐기고 누리고 있었습니다.
부모의 돌봄 아래 열심히 학창 시절을 보내고 성년이 되어 대학에도 들어가고 미래에 대한 꿈을 갖고 열심히 살아갈 때 저는 이미 삶이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꿈도 희망도 없었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버티는 게 하루를 살아내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너무 답답한 마음에 무당이 있는 점집에 갔습니다.
무섭게 화장을 한 나이 드신 아주머니가 담배를 피우며 앉아 계셨고 험한 인상을 가진 신상들이 제단 위에 있었고 각종 물건들이 상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좁은 방안에 둘만 앉아 있는 분위기는 뭔가 싸했지만
무서움은 금세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무당아주머니는 내게 어린 게 얼마나 고생이 많았냐며 눈물이 난다고 참 박복하다 이야기하는데 그 순간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그때의 그 기분을 잊지 못해 그 뒤로 전국에 방방곡곡 유명하다는 무당은 다 찾아다녔습니다.
한 번은 강원도에 유명한 만신할머니가 있다고 해서 어렵게 찾아갔는데 제가 무슨 말만 하면
"뭐라고? 다시 말해봐." 하시며 똑같은 말씀만 하셨는데 알고 보니 귀에 보청기를 끼고 계신 정말 할머니 무당이셨는데 결론은 저는 무당 팔자라는 거였습니다.
어딜 가나 저에겐 하나같이 무당팔자를 타고났다.
당장이라도 작두를 타도 되겠다.
양 어깨에 너를 돕는 신이 따라다닌다는 둥
무당이 되어야만 하는 팔자를 타고나서 이렇게
고생스러운 삶을 사는 거라고 했습니다.
듣다 보니
그럴까? 무당이나 해볼까? 그럼 내 팔자가 필까?
생각하다 또 다른 무당을 만났습니다.
그는 내게
"너는 이런데 다시는 다니지 마라!!
이런데 얼씬도 하지 마!
다들 너한테 무당 팔자라고 하지? 무당이 얼마나 힘든지 아니? 니 팔자가 그래....
그렇다고 꼭 무당으로 살아야 하는 건 아니니 자꾸 이런데 오지 마.
너는 교회를 가 그냥 다니지 말고 정말 열심히 매달려서 다녀 그게 네가 살길이야 "
사람들한테 교회에 미친년 아닌가 싶은 소리 들을 정도로 열심히 다니면서 하나님께 매달리라고 했던 그때 무당의 말은 평생 내 간증에서 빠질 수 없는 신기한 이야기입니다.
하나같이 무당팔자다.
힘들면 엄마라고 생각하고 언제든 찾아와라.
내가 네 신엄마가 돼줄게.
내림굿 하자라는 말만 듣다가 다시는 얼씬대지 말라는 말과 무당입에서 교회 다니라는 말까지 듣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 말이지만 잊히지 않는 그때의 생생한 기억입니다.
하나님은 제가 힘들어 누군가를 붙잡고 위로받고 싶어 무당을 찾아다니며 헤맬 때 하나님께 오라고 그 무당을 통해서 제게 말씀하신 거 같습니다.
그때 저를 찾아 부르시고 계시던 아버지의 마음을 제가 감히
헤아릴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