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새로운 만남, 그리고 헤어짐의 반복

호텔리어로 사는 삶

by 수민

나는 호텔에서 일을 하는 덕에 항상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환경에서 일을 하는 것이 익숙하다. 처음 본 사람들을 웃으며 반겨주고, 그들이 호텔에 머무는 동안 최대한 편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일이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러 로비로 들어온 게스트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 Good afternoon, welcome to the hotel.


그들에게 여권을 건네받은 나는 그들의 예약 정보를 확인하고 신속하게 체크인 프로세스를 진행한다. 눈은 바쁘게 모니터를 향해있지만 입은 계속해서 떠들고 있다. 게스트들이 체크인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고 느끼지 않도록 가능한 계속해서 스몰톡을 이어나가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Where are you coming from? How was your flight? (어디서 왔어? 비행은 어땠고?) 비행기가 딜레이 되어서 좀 늦게 도착했다는 게스트의 대답에 나는 ‘엇 나도 예전에 그 항공사 이용했는데 딜레이 된 적이 있었어’ 라며 공통점 찾기에 성공한다.

반면에, 길었던 비행으로 피곤해 나의 스몰톡 시도를 단칼에 차단해 버리는 게스트들도 있다. 이런 경우는 재빨리 입을 닫고 최대한 체크인을 빨리 진행해 드리는 것이 상책이다. 멀티태스킹 능력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눈치를 챙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체크인을 마치고 룸키 (Room Key)까지 준비를 다 끝마친 나는 게스트에게 기다려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며 호텔에 대한 안내를 해준다. Thanks for your help!라는 말과 함께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게스트에게,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 리셉션에 전화를 해! 하며 체크인을 마무리한다.


오전 11시, 호텔 체크아웃 타임이다. 체크아웃을 하는 게스트들에게 웃으며 헤어짐의 인사를 건넨다. 장기투숙을 하거나 혹은 며칠 밖에 묵지 않았는데도 유독 정이 많이 가는 게스트들이 있다. 어메니티 요청 하나를 하더라도 친절하게 대해주시거나 고맙다는 표현 하나 해주시는 게스트분들이 모두 고맙다. 사람 상대를 하며 감정 소모가 큰 서비스업이기에 유독 긴 것 같은 하루, 게스트들이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힘 얻어서 퇴근까지 열심히 일하려고 한다. 호텔 프런트 직원들은 뭐랄까.. 게임의 NPC 같은 존재다. 게스트 입장에선 체크인 후 밖에서 한참 일정을 소화하다가 다시 호텔로 돌아왔는데 같은 데스크 같은 표정으로 웃으며 왔냐고 반겨준다. 간혹 오후 근무를 할 때 (오후 근무는 3시 듀티 시작, 11시 퇴근이다) 3시 체크인을 하신 고객분께서 여기 하루종일 있는 거냐고 농담을 던지기도 하신다. 호텔을 머무는 동안 정을 많이 쌓은 게스트가 체크아웃할 때는 유독 아쉬운 마음이 크다. 나의 마음이 느껴졌는지 I really enjoyed my stay. I will book this hotel again when I come back to Melbourne. (덕분에 이번 숙박 너무 좋았어. 멜버른에 다시 돌아오면 이 호텔로 다시 잡을게)라는 게스트의 말에 나는 호텔리어로서의 직업의식을 다시 되찾는다. 사람 때문에 힘든 서비스직이지만 사람이 좋아서 시작하게 된 일인 만큼 사명감을 갖고 다시 다른 게스트를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다.


늘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이다.

Thank you for staying with us, Take care and see you nex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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