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
완전하게 이민을 한 것이 아닌 이상 해외에서 거주하는 사람에게 항상 따라오는 문제가 있다. 바로 비자 문제. 나는 호주에서 6년 차 거주 중이고 다른 나라에서 살아본 경험은 없기에 어떠한 컨디션의 비자들이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내가 현재 살고 있는 호주는 코로나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사람들로 인해 비자를 따는 것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 추세다. 전 세계에서 학생비자 신청 비용이 무려 $1,600로 125% 인상되어 학생비자 신청비용이 가장 비싼 국가로 호주가 1위를 차지했다. (2024년 7월 1일 기준) 미친 거지
이렇게 비싼 비자비용을 내고 신청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비자가 거절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그런 경우 순응하고 본인의 나라로 돌아가거나, 혹은 추가로 비용을 부담해서 법무사 등 전문가를 고용하고 다시 절차를 따라보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호주가 이렇게 비자 승인을 까다롭게 보려고 하는 이유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학업이 목적이 아닌 (단순히 체류기간만 늘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흔히 비자 학교라 불리는 비즈니스 스쿨들을 정리하기 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학교들은 명목상 교육기관인 듯하나 사실은 돈을 받고 학위를 주는 비즈니스에 불과하다. 워킹홀리데이 등의 비자를 이미 사용해 더 이상 거주할 수 있는 비자가 없으나 더 오래 호주에 거주하기 (주로 일을 하며 돈 모으는 목적)를 원하는 사람들이 이후에 비자 스쿨에 등록하는 것은 호주에서 너무나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인상된 학생비자 신청비용, 그리고 까다로워진 비자 승인 절차 등으로 인해 장기 체류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생기고 있다. 이게 과연 옳은 일인지는 모르겠다. 정말로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조차 부담스러운 비자 비용, 확신할 수 없는 비자 승인 여부, 갈수록 치솟는 물가로 인한 생활비 등의 요소들을 고려했을 때 빠른 결정을 내리기엔 자칫하다 섣부른 선택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내 친구는 워킹홀리데이로 호주를 와서 살다 보니 호주가 좋아서 공부를 하고자 학생비자를 신청했는지 현재 브릿징 비자 상태 (승인된 비자에서 새로운 비자를 신청했을 경우 새로운 비자가 나오기 전까지 임시로 발급되는 비자)로 1년을 거주하고 있다. 이미 학교 과정을 1년 가까이 끝냈는데도 아직 비자 승인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정말로 혹시라도 비자가 거절된다면, 이미 1년 동안 공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 생활을 정리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내일 당장이라도 비자가 거절될 수도 있는 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친구는 속이 탈지..
나 또한 글을 쓰고 있는 현재 기준 비자가 다음 달 말 만료로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학업을 마쳤기에 이에 따른 절차로 다음 비자를 신청하겠지만 이 또한 불확실한 상황이다. 내 나라가 아닌 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매일매일이 불안정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미래를 계획하며 살아야 하지만 당장 1년 뒤, 3년 뒤, 5년 뒤에 내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전혀 알 수 없기에 답답할 뿐이다. 따라서 당시의 처해진 상황에 따라 최고의 선택은 아니더라도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1년 후 나는 과연 어떤 나라에서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