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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Nov 03. 2021

베이징 여행(02)

잿빛 추억 컬러링(15)


북경 삼박사일


▐  용경협(龍慶峽)


베이징 이튿날 찾아간 [용경협]은 明, 淸시대부터 빼어난 풍광명미(風光明媚)로 이름난 곳이다. 베이징에서 90여km 북동쪽에 있는 협곡으로 계곡모양이 용을 닮았다 하여 용경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베이징에서 버스로 2시간가량 걸린다.



용경협은 전체면적이 119㎢, 협곡의 길이가 약 21km로 남방 산수(山水)의 부드러움과 북방 산수의 웅장함을 두루 갖춘 곳이다. 1973년 장쩌민의 특별지시로 홍콩과 합작해 해타산(海陀山) 계곡을 막아 70m 높이의 댐을 건설하며 계곡호수가 만들어졌다.


1987년 완공된 후 관광특구로 개방되면서 댐울 막아놓은 계곡호수에서 기기묘묘한 봉우리들을 둘러보는 유람선을 탈 수 있다. 이곳은 1992년 장쩌민 주석이 방문해 용경협이라 명명하여 지금까지 그 이름으로 불려 진다고 한다.


용경협 댐

계곡호수를 둘러보는 유람선의 운행거리는 7㎞가량 되는데 배를 타고 주위 절경을 빠짐없이 감상하려면 8시간가량 걸린다 한다. 하지만 갈길 먼 바쁜 일정의 관광객들은  40~50분쯤 유람(遊覽)하게 된다.


계곡호수

가파른 계곡 꼭대기인 용경협(룽칭샤) 관광지 안으로 들어가려면 용 모양에 긴 터널의 에스컬레이터를 타야한다. 1996년 댐 위에까지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생기면서 베이징 16명소(名所)로 자리 잡으며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관광단지가 됐다고 한다.


용 터널

용경협의 평균기온은 베이징 한낮 온도보다 6~8℃ 가량 낮기에 여름철에는 특히 중국인들의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용경협 입구에 들어서면 빨간색으로 쓰여진 용경협 표지석이 제일먼저 눈에 띄는데 이곳이 사회주의 국가임을 실감케 한다.


용경협 표지석

협곡 입구에는 거대한 용(龍) 모양의 링(Ring) 터널이 나름 여행의 분위기를 돋아준다. 큼지막이 벌린 용의 입속으로 들어가면 동굴 속 같은 용 몸통을 지나며 바로 에스컬레이터로 258m가 연결되는데, 경사가 급격한 계곡정상을 향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용 터널 입구
용 터널 에스컬레이터

에스컬레이터 종착지인 용의 꼬리를 빠져나와 선착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안전사고 때문인지 공안(公安) 경찰이 배치돼있어 그들과 기념사진을 담으며 순간(瞬間)을 즐겨본다. 선착장으로 들어서니 물에 잠긴 협곡(峽谷), 용경협의 별천지 풍경구가 나타난다.


1999 라떼는

[용경협]은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하는 수려한 풍경으로 유명하다. 유람선을 타고 주변절경을 감상하는데 사방에는 기묘한 봉우리가 솟아있고 곳곳에 기암괴석이 보인다.


선착장

40여명이 타는 유람선으로 이동하면서 안내원의 설명이 곁들여지는데 중국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산의 운치와 호수 빛깔이 혼재 돼 무언(無言)의 아름다움이 전해진다.



하늘 위에는 케이블카(465m) 놀이시설이 이동하며 행락객의 즐거움을 돕는다. 용경협 관광지역에는 옥황정(玉皇頂)이라는 작은 산이 있는데 이 산의 중턱에 신선원(神仙院)이 자리하고 있고 케이블카를 타면 방문해 볼 수 있다고 한다.


 

그 주위는 기암괴석 벼랑바위로 이루어져 있는데 신선원 산봉우리가 수면에서 200m가 솟아있어 기세가 꽤나 우람해 보인다. 배를 타고 상류로 거슬러 오르다보면 호수에 이어지는 높고 가파른 절벽과 신비한 봉우리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용경협에는 생긴 모양에 따라 이름이 다른 “9대 기석(奇石)경관”이 있다. ①봉관도(鳳冠島)는 삼면은 물로 나머지 한 면은 산에 의지하고 있어 깃털 하나가 흩날리며 떨어지는 봉관모자가 물결에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하여 이름 지어졌다.


봉관도

사찰의 종을 엎어놓은 모양의 ②종산(鍾山)은 풍랑 치는 날씨를 만나면 물과 부딪히면서 음울한 소리가 난다고 하는데 중국인들의 지나치게 넘치는 과장에 미소가 지어졌다.  

  

종산

용경협 경관 중 대표적인 ③신필봉(神筆峰)은 3개의 봉우리 중 가운데 홀쭉하고 우뚝 솟은 산봉우리로 푸른 나무에 둘러싸여 마치 신이 붓을 꽂아 놓은 듯 보이기도 했다.


신필봉(중앙)

산허리에 위 우뚝 솟아 마치 여래불상의 옆면 두상 같다는 ④진산여래(瑱山如來)는 불조여래가 구름을 타고이곳에 왔다가 경치에 미혹돼 떠나기 아쉬운 나머지 돌로 변신해  행객의 평안을 보우(保佑)했다고 한다.


진산여래

뒤를 돌아보면 두 산이 하나의 협곡으로 갈라지고, 물속마저 깊게 갈라져 있다는 ⑤수상병풍(水上屛風)은 바위 면이 마치 병풍이 펼쳐진 듯한 경치라고 해 붙여졌다 한다.


수상병풍

부벽산(釜壁山)은 도끼를 내려쳐 산을 두 개로 갈라놓은 듯해 붙여진 이름으로 암석이 균열되고 물이 갈라진 틈을 침식해 풍화하면서 기암괴석을 형성하였다 한다. 그밖에 ⑦기반석(基盤石), ⑧천왕석(天王石), ⑨일선천(一天石) 등의 기암석이 있다.


부벽산

붉은 용경협 글씨가 새겨져있는 암벽도 보이는데 이것도 장쩌민의 필체라 한다. 아직은 계림을 가보지 못했지만 이곳은 작은 계림(小桂林)이라 불릴 만큼 높이 솟은 가파른 봉우리들이 [계림]을 연상케 한다고 한다.

 


유람선을 타고 상류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하류로 돌아내려 오며 사방풍광에 취해있다 문득 호숫가를 바라보니 짙은 초록색 물결도 한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듯 마음이 고요해진다. 용경협 하산 길은 에스컬레이터가 있던 반대편 지하 동굴로 들어가 관광촌까지 걸어서 내려간다.



관광촌에서 중국식 백반으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만리장성(거용관)을 향해 1시간 20분을 달려가는데, 가이드의 설명이 ‘유럽의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는데 중국의 모든 길은 만리장성으로 막혀있다.’며 농담을 던져 한바탕 웃음바다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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