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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Dec 11. 2024

이베리아 탐방기(06)

신트라/ 리스본 알파마 지구


신트라(Sintra) 방문


평소보다 이른 아침 7시 포르투를 빠져나와 신트라를 향해 3시간 반을 달려갔다. 외곽 길 차창 밖으로 보이는 붉은 지붕, 하얀 벽 슬래브 집들의 낡은 풍경에서 우리네 80~90년대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도로 길 양쪽주변 밭을 가득 채우고 있는 올리브 나무는 11월부터 1월까지가 수확시기이다.


올리브 나무

키 작은 동그란 나무에 달려있는 초록색 올리브는 다 익게 되면 검정색으로 변하는데 60%가 기름이라고 한다. 3시간 반을 달려 방문한 신트라는 무어인들(Moors)이 쌓은 [성곽]과 포르투갈 왕실이 머물던 [여름궁전]이 있는 곳이다. 또한 신트라는 유라시아 최서단에 위치한 호카(Roca) 여행의 거점이기도 하다.



동화 속 신트라 페나 궁전(Pena Palace)

 

[신트라 유적]은 포르투에서 리스본으로 가는 도중 방문해 1시간 반쯤 머물 수 있는 멋진 곳이다. 그중 신트라 산위에 있는 아름다운 성(城) 페나 궁전은 19세기 해발500m 위에 세워진 포르투갈 왕족들의 여름별장 궁전으로,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Pena Palace

[페나 궁전]은 동화 속 궁전처럼 노랑, 빨강 파스텔 톤의 예쁘고 낭만적인 색상을 입힌 신트라의 랜드마크이다. 화사한 조경(造景)으로 꾸며진 궁전정원에서는 신트라 산맥의 시원한 자연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새들이 머무는 연못과 분수 그리고 야생화 가득한 꽃밭도 눈길을 끈다.



신트라 성 인근에 있는 무어(Mourish) 성보다 더 높은 곳에 위치해있어 날씨가 좋으면 성안에 있는 테라스에서 저 멀리 아스라이 대서양까지 보인다고 한다. 성곽궁전 외관만 둘러본 길지 않은 시간에 느낌은 궁전이라기보다 예쁜 놀이동산의 포토 존 같은 느낌이다.  



이슬람양식 신트라 궁전(Sintra Palace)


15분가량을 이동해 도착한 신트라 궁전은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궁전으로 왕족들의 사냥과 여름휴양지 그리고 전염병으로부터 피난처로 사용하던 이궁(離宮)이다. 원래 무어인들이 지은 성을 12세기 포르투갈 왕가에서 궁으로 개조했다.



이로 인해 한 건물에 [아랍 양식]과 포르투갈 특유의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마누엘 양식]이 공존한다. 음식냄새를 제거해준다는 원뿔형 굴뚝무어인이 남긴 독특한 자취이며, 마누엘 양식 창은 포르투갈 고유의 흔적이다.



이베리아반도 서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포르투갈은 한반도 영토의 절반에 못 미치고 서유럽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이지만, 나흘간 돌아본 포르투갈의 올드타운은 그 소박함과 정겨움이 더욱 두텁게 다가오는 곳이었다.


Sintra Palace
리스본 알파마地區 방문


신트라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리스본은 한적한 가운데 뭔지 모를 여유가 느껴지는 도시이다. 우리네 산동네를 연상시키는 구시가지에서 부터 자그마한 가게들로 즐비한 골목도시까지 신구(新舊) 조화를 이루고 있는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오후 1시쯤 리스본의 맛집에 들러 바칼라우(bacalhau)로 점심을 마치고 후식으로 에그타르트(Egg tart)를 맛봤다. 바칼라우는 소금에 절여 말린 어류 “대구”를 뜻하는데 포르투갈에서는 명절 때나 경조사 때에 [바칼라우] 요리가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바칼라우

홍콩이나 마카오 여행을 가면 흔히 먹어보는 에그타르트는 포르투갈이 원조이다. 우리나라에도 파스텔드나타(pastel de nata) 디저트 테이크아웃점이 있고, 인터넷쇼핑 G마켓에서도 [에그타르트]를 배달받을 수 있다.



리스본 중심가는 [신시가지]인 ➀바이샤(Baixa)지구이다. 서쪽은 ➁바이로 알투(Bairo Alto)지구이고, 옛정취가 남아있는 동쪽 [구시가지]는 ➂알파마(Alfama)지구, 서쪽 끝에는 ➃벨렝(Belem)지구가 있다. 중심가인 바이샤地區로시우 광장이 랜드마크이고, 벨렝地區는 해양제국의 시발점이자 상징적 역사유적지이다.



툭툭이(tuk-tuk) 타고 돌아본 리스본


툭툭이는 주로 동남아에만 있는 3륜 택시인 줄 알았는데 리스본에서도 툭툭이가 운행되는 것을 보고 큰 위안이 되었다. 사실 이번여행은 다소간의 허리불편을 감내하고 실행한 탓에 언덕이 많다는 리스본 탐방에 많은 부담을 갖고 있었는데 [툭툭이] 덕분에 시가지를 편안히 둘러볼 수 있었다.  



툭툭이는 50분가량 리스본 [구시가지]와 [좁은 골목]을 따라 이동하며 리스본 [전망대]도 올라간다. 리스본 도로에는 차량 중 절반이 툭툭이인 듯 많이 보인다. [툭툭이]를 타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데 리스본 길바닥 대부분 돌로 돼있어 노면의 마찰과 진동이 그대로 전해져 툭툭이의 매력이 느껴진다.


앙증맞은 툭툭이


로시우(Rossio) 기차역을 지나는데 노랑색 전차인 28번 트램도 보인다. 7개 언덕으로 이뤄진 리스본은 옛날부터 언덕을 오르내리는 교통수단이 발달했었다. 리스본 [구시가지]는 화려하거나 복잡한 곳이 아니지만 스페인보다 단조롭고 한 템포 느린 듯한 차분한 도시였다.  


노랑색 28번 트램


7개 전망대는 ➀세뇨라 두 몬테(Senhora do Monte)전망대 ➁미라도루 다 그라사(Miradouro da Graça) ➂포르타스 두 솔(Portas do Sol)전망대 ➃산타루치아(Santa Luzia)전망대 ⑤레콜히멘토(Recolhimento)전망대 ⑥상조르즈 성(S. Jorge)전망대 ⑦알칸타라(Alcântara)전망대가 있다.



[툭툭이 투어]는 시가지를 돌며 한두 곳 전망대에서 [시내 파노라마]를 감상을 한다. 경사진 도로를 올라타 골목 진 언덕을 누비며 도착한 미라도루 다 그라사는 아름다운 시가지 전망과 뒤편으로 흐르는 강을 비롯해 탁 트인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이다.



그라사(Graça) 전망대에서 바라본 푸른 타구스강과 유럽전통의 붉은 지붕 그리고 작은 하얀 담장 집들은 리스본 [구시가지]가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곳임을 증명해 보였다. 특히 [전망대] 광장에서는 상 조르4.25 다리, 예수 그리스도상을 조망할 수 있어 리스본의 평화를 상징하는 듯 보인다.


그라사(Graça) 전망대
예수 그리스도상(좌) / 4.25 다리(우)

리스본에서 대서양으로 들어가는 타구스강은 스페인 중부에서 서쪽으로 흘러오는 1,008km의 이베리아반도 최장의 강이다. 리스본 상류강폭은 10여km로 강이라기보다는 바다라고 할 수 있는 크기이다. 이 넓은 강을 가로 지르는 긴 다리가 4.25 다리이다. (☞ 한강평균 폭; 1.2km)



4월 25일 다리(Ponte 25 de Abril)는 1966년 당시 독재자의 이름을 붙여 살라자(Salazar) 다리라고 불렀으나, 1974년 포르투갈 혁명을 기념해 다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다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Golden Gate)와 비슷해 보이는데 미국 건설회사가 다리를 시공했다고 한다.


Ponte 25 de Abril

타구스강을 내려다보며 두 팔 벌린 28m 높이의 예수 그리스도상(Cristo Rei)은 리스본 외곽 알마다(Almada)지구에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큰 희생이 없었던 것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1959년에 세워졌다. 전망대 좌측 언덕에는 성벽에 둘러싸인 상 조르제 (Castelo de São Jorge)도 보인다.  


Cristo Rei
상 조르즈 성(좌)

햇살좋은날 한눈에 시원스레 들어오는 타구스강을 바라보며 원두커피 한잔에 어김없이 들려오는 리스본의 버스킹을 감상하는 것도 제 멋이다. 여행객 사이로 들려오는 버스커(Busker)에게 다가가 5€를 건넨 뒤, “Sweet Caroline”을 신청해 몇 소절 따라 부르다보니 리스본만의 또 다른 감흥(感興)으로 다가온다. 

 

 

언덕이 많은 리스본에서 툭툭이 덕분에 짧은 시간 힘들지 않게 랜드마크를 볼 수 있었다. 골목길 담벼락에 난무한 그라피티(Graffiti)와 좁다란 길 끝자락  슬쩍슬쩍 비쳐지는 강변의 적막감이 꽤나 정겹다. 떨어지는 햇살에 색바램으로 고즈넉해 보이는 낡은 집들조차 색달라보였던 리스본의 풍경은 아름답기만 하다.





Still Image

미라도루 다 그라사


Extra Shooting

Sweet Caro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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