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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에스더 Nov 07. 2024

소담 소담 III

아무리 늙어도  내 머릿속 아내  얼굴은 23 세입니다.

어느  TV프로에 젊은 남녀가 나왔다.

한눈에 봐도 선남선녀였다.

둘은 사귄 지 3년이 되었는데  남자가 1년 전부터 갑자기 시력을 잃어 앞을 전혀 볼 수가 없다고 했다.

둘은 여자 부모의 반대로 고민하다가 그래도 결혼을 하기로 했고 앞이 안 보이니 남자는 직업도 바꾸기로 했다는 것이다. 눈이 안 보여도 가능한 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담담히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자가  대단해  보였다.


둘은 이미 고민을 해결해서인지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남자가 한 말이

 "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나는 23세의 아내얼굴을 기억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본 얼굴이니까요."


병명이 무엇인지를 진행자가 묻자 " 레버 시신경 질환 "이라 했다. 어느 날부터 갑자기 시신경이 죽기 시작하여 앞을 볼 수 없게 되는 질병인 것이다.

수업시간에 가르치기는 는데 실제로 환자를 보기는 처음이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에는 엄마와 아빠가 준 DNA  즉 염색체가 세포의 핵 안에 들어있다. 이 DNA는 세포가 분열할 때 반씩 갈라져서 딸세포로 간다.

딸세포는 모세포와 같은 유전자를 가지게 되는 이런 분열을 체세포분열이라 한다. 우리  몸은 이 분열을 통해  세포수를 늘려 어날 때 50cm짜리  아기 몸에서 어른 몸으로 장을  하고, 상처 난 부분 채우는 것이다.

전에 있던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새로운 세포로 상처받거나 늙은 세포를 대체하는 것이다.


그런데 세포에는 핵 안의 DNA  말고 또 유전물질을 갖는 세포 속 작은 기관이 있다.

미토콘드리아이다.  어려운 이름이지만 수많은 명품도 아는데 대수가 아니다.


이 기관은  산소와 포도당을 가지고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기관이다. 그래서 본인들은 모르겠지만  축구선수들허벅지  근육세포들 미토콘드리아를 많이 가지고 있다. 지치지 않고 전후반을 뛰려면  일반인들보다 많아야 하는 것은 필수 중의 필수이다. 당연히 산소공급도 잘해야 계속적으로  에너지가 나와 근육이 움직일 때 쓸 수 있는 것이다.


이 미토콘드리아는  정자에는 몇 개 없을뿐더러 수정 시 주로 정자 머리의 유전물질만  난자로 들어온다. 따라서 수정이 되면 난자 세포질에 있던 미토콘드리아만 아기에게  넘어가게 된다.

즉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엄마한테서 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미토콘드리아는 모계유전인 것이다.


방금 시력에 문제가 생겼다고 한 남자분은 이

미토콘드리아 DNA가  잘 되어 생기는 질병인 것이다, 다시 말해  엄마가 물려준 질병인 것이다.

다행인 것은 이 남자의 아이는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지만  이사실을 는 것이 좋을지  모르는 것이 좋은 것인지......


만일 내 주변에 이런 질병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원인을 말해주는 게 좋은 것인지 망설일 것 같다.

이미 바뀔 게  없는 상황인데 자칫 엄마를 원망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모르면 괜찮은데 알면 엄마는 죄인이 된다.


아는 게 병이고,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이  밝혀지는 것만이 늘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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