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좋아한 노래들(My favorite songs)
부탁이 있어요
오 그대여 변치 마오
오 그대여 변치 마오
불타는 이 마음을 믿주세요
말 못하는 이 마음을 알아주세요
그 누가 이 세상을 다 준다해도
당신이 없으면 나는 나는 못살아
수 많은 세월이 흐른다해도
당신만을 당신만을 기다리며 살아갈테야
-작사:남진, 작곡:김준규, 노래:남진
이런 당당함, 이런 강력함, 이런 자신만만함,은 사람을 감동하게 한다.
불변(不變)을 바라는 우리는 참으로 지구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지구가 지구이기를, 태양이 태양이기를, 엄마가 엄마이기를, 아빠가 아빠이기를, 언니오빠동생이 또한 그러하기를, 누구나 믿고 유지하고 싶어 한다. 군신(君臣)의 관계에서도 벗과 벗의 사이에서도 부부사이에서도 이는 엄연히 존재하며 항상성을 대표하기도 한다.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만이 진리',라고 말하던 3~40년전들의 세상이 있었다. 그런 세상이 밝혀짐에서 쉽게 흔들리는 마음을 향한 파스칼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인간에 대한 속성 정의는 참으로 다행이 아닐 수 없는 쉼터였던 것이다. 가느다란 풀뿌리 하나로 태풍을 견디고 삭풍을 이겨내는 갈대의 생명력은 잠시 흔들림으로 더 단단한 틀을 찾게 되었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흔들림의 조건은 바람(Wind)였던 것으로 단 하나 직립의 도구가 되는 갈대의 기둥과 뿌리로는 앞뒤옆아래 어느 곳에도 자신을 드러낼 수 없음으로 하여 죽음과 동일시 되는 무생물적 삶인 상황에서 바람은 옆으로 위로 아래로 갈대의 몸과 머리를 움직여 자신 아닌 다른 생명을 느낄 수가 있게 되었던 것이다. 바람없이 갈대는 자신의 홀씨를 품을 수도 후생을 약속할 수도 없는 바람의 고정자산이었던 것이다.
어디 갈대만이 그러한가, 코스모스도 호박꽃도 살구꽃도 참외도 수박도 사과도 식물들은 바람을 통하여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러한즉 사람이 이들의 식물의 살이법으로 살아간다면 반드시 외부의 영향을 받아야만 하는 존재로 추락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바람(Wind)을 만드는 크리에이터, 즉 창조자의 자리에서 벗어나서는 이룰 수 없는 인간존엄적 존재적 가치들을 스스로 유지하기 위하여 마땅히 갖추어야 할 것들을 염두하고 챙겨야 한다. 이의 역행에서 순간 자신의 능동적인 성향에서 수동적 삶으로 전환되어 능동이 만들었던 세상에서 외부인격 이방인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니 얼마나 슬픈일인가. 능동은 이성(理性)이며 수동은 본성(本性)으로 치환 가능하기도 할 것이다. 이의 대변이 말 그대로 식물인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은 자명하기도 하다.
1973년 가수 남진은 무엇에 대하여 외치고 있었던 것일까? 세례 요한처럼 광야에서 앞으로 오실 메시아의 길을 예비중이었던 것이었을까. 노래의 노랫말을 직접 썼다니 놀라웁다.
나의 첫번째 남동생은 1972년생으로 이 곡이 발표되기 1년전 늦봄에 대환영을 받으며 태어났다. 나는 겨우 다섯 살, 아버지는 안방 한 가운데 그네를 만들어 달아 놓고 아기바구니를 그 그네에 장착하여 동생이 잠들도록 바구니 안에 넣고 이불을 덮어준후 살살 밀어주는 일을 증조할머니와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와 하셨고, 나도 내가 해보겠다고 떼를 쓰기도 했었다. 인형만 같았던 아기에 너무 신기하여 눈 코 입 뚫린 구멍이란 구멍에는 손가락을 다 넣어 보고, 입맞추고 기저귀 갈아 주며 나는 「에릭슨의 인간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를 무시하듯 살고 있었던 것이다. 즉, '그게 뭐야, 없어도 돼!'라는 자유의지 속에서 나와 나의 동생들은 태어났던 것이다.
아뿔싸! 그때까지 나는 호적에 없는 아이였다. 나는 전혀 모르고 살았던 게 당연하였고 맏이로 태어난 내가 싫어서 아니라, '친아빠 호적에 올려야 한다, 아니다! 안나는 엄마인 내가 키운다!'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다 생긴 시간들로 이 노래가 발표된 1973년에야 친아버지 호적에 첫아이로 오르게 되었던 것을 나는 먼먼후일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던 것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나를 서로 키우려다 발생한 일들이라는 그 사랑의 언어들의 속삭임들이 나의 부모님과 외할머니와 또 다른 아버지셨으니. 그러나 아버지도 맏아들을 보신 후 아이는 친아빠에게 호적을 두는 것이 좋겠다는 것에 찬성을 하셨을 것으로 나는 친아버지 호적에 오르고 이듬해 1974년 둘째 남동생이 태어났다.
이 곡은 1973년 6월 1일 지구레코드공사에서 독집앨범으로 발매되며 A면 첫번째 곡은 「그대여 변치마오」, 두번째 곡은 「이슬비」로 두 곡 모두 가수 남진 본인의 작사로 기록되어 있다. 「이슬비」는 익히 아는 곡이지만 남진 아저씨가 직접 쓴 가사라는 것은 참 또 다시 놀랍고 반가운 일이다. 트로트의 위상이 높아지는 효과가 당연한 것이다. 이외 8곡이 수록이 되어 있으며 앨범의 표지는 이런 당당함, 이런 강력함, 이런 자신만만함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현재 새에덴 교회 장로로 취임 활동중이시다.
변치 않는 참사랑은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과 양육을 기꺼이 허락하게 된다.
나는 나도모르게 엄마께 아빠같이 그리고 아빠께 엄마처럼 「변치마오」를 외치며 살았었다.
-커버이미지 : Pinterest/9ee3a3214c3a51f1f164401cf3b452d7.jpg
-Writer : Evergreen정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