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강을 거슬러 걷는 자

by 일야 OneGolf

『천도경』 曰
“기억은 그를 태어나게 했고,
기억은 그를 다시 데려가려 한다.”


아이의 눈빛은 더 이상 맑지 않았다.
그 안엔 너무 많은 시간,
너무 많은 생,
너무 많은 목소리가 얽혀 있었다.

이승은 그를 두려워했고,
저승은 그를 기다렸다.

그리고 어느 날,
아이 스스로 입을 열었다.

“돌아가야겠어요.
내가 이 자리에 계속 있으면
누구도 온전히 살아갈 수 없어요.”

아이는
스스로의 뜻으로 삼도천을 향했다.

---

그 길은 태어난 자가 가는 길이 아니었다.
그 길은,
잊힌 자들이 따라 걷는 귀향의 물줄기였다.

하지만
아이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존재는 기억으로 만들어졌기에,
그의 길도 기억을 거슬러 이어졌다.

안개가 드리운 물가,
그 강가에
수문장이 서 있었다.

그는 조용히 물었다.
“이제 기억을 버리러 왔느냐?”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제서야 기억되는 모든 것의 시작을 묻고 싶어서 왔어요.”

---

강은 출렁였다.
검은 물이 움직이고,
맑은 물이 숨을 쉬며,
붉은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삼도천은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너는 기억으로 태어난 자.
너는 잊지 못한 자들의 문.
너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기억을 버리고 삶을 택할지,
기억과 함께 사라질지를.”

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물속에 발을 담갔다.

그 순간,
그의 기억 속 가장 깊은 이름 하나가 떠올랐다.

자신의 이름.
태어날 때 누구도 부르지 않았던 이름.
그러면서 이 모든 기억을 관통하는
첫 울림.

---

『천도경』 曰
“기억의 끝에는 이름이 있다.
이름을 찾은 자는,
다시 태어나지 않아도 된다.”

---

강물은 고요해졌다.
수문장은 눈을 감았고,
삼신은 실을 놓았다.

아이는
다시 이승으로 돌아왔다.
다만 이전과는 달라졌다.

그는
이제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달았고,
잊지 않는 자가 아니라,
기억을 선택한 자가 되어 있었다.

이전 07화6장 남겨진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