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Ep.1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세상에서 주인공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세상에 주인공은 존재한다.
적어도 투자의 세상에서는 그렇다.
유튜브와 같이 SNS에서 본 것을 투자하며
일확천금의 기회를 엿보는 사람이 늘었다.
심지어 풀영상을 보고 투자하는 것도 아니라
1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도파민을 터트려야 하는 쇼츠나 릴스같은 것을 보고말이다.
나는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당신은 사고하는 법을 알고 있는가?"
요즘 지인을 만나면서 내가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혼자 사고하는 방법을 모른다.
아니, 까먹었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요즘에는 SNS에서 본 누군가의 콘텐츠를 보고 동의하며
그것이 자신의 생각인 것 마냥 살아가는 사람이 늘었다.
영상을 보기 전까지 그들은 그렇게 생각할 사고력이 되지 않는 사실을 모른다.
영상을 보며 '음... 그렇지' 크리에이터의 생각에 동의하며
영상을 마칠 때에는 본인은 평소에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믿곤 한다.
단단히 틀렸다.
사건을 사고력으로 전환하는 발상은 오랜 훈련이 없다면 쉽지 않다.
단적인 예로,
최근 심해지는 북한의 도발로 그냥 전쟁이 나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늘었다.
그러면 나는 그들에게 묻는다.
"왜 그렇게 생각해?"
그들의 이야기는 SNS에서 유명한 전쟁 전문가가 이야기하길..
그의 이야기가 아닌 그가 본 영상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물론 나 역시 비슷한 콘텐츠를 보았다.
영상을 보고 있으니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할 것 같고,
한반도의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그들은 전쟁 전문가의 콘텐츠를 보았고
사고도 거기서 멈췄다.
그들의 이야기가 어느새 본인의 생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럼 내가 다시 묻는다.
전쟁이 나는 순간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외국인 세력은 모두 빠질 거고
기업의 자금줄은 묶일 거고
월급을 받아야 하는 시민은 기업이 돈이 없어 받지 못할 건데?
그럼 그들의 대출이자는 어떻게 갚아?
그들이 먹는 음식은 공짜로 하늘에서 떨어져?
그들의 대답은 하나같이 똑같이 끝난다.
'전쟁이 나면 국가가 어떻게든 해줄 거야.'
자유를 원하고, 평소 국가 운영에 대한 욕을 했던 이들은
위기가 닥치는 순간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투자의 영역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를 많이 보았다.
펀드매니저 지인에게 들었는데,
내가 보는 유튜버가 진짜 주식 전문가인데,
그들의 논리를 이해했고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들은 그렇게 투자를 한다.
주가가 대폭락을 하고 기업이 상장폐지해서
내 몇 년간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면,
어떻게든 되겠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회비용에 대한 개념이 잡혀있지 않다.
내가 5년 동안 모은 돈이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되면,
앞으로 5년을 더 열심히 벌면 되지 뭐.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
5년 동안 안정적인 투자를 해서 천천히 돈을 불린다면,
5년 10년 뒤 미래에 늘어날 자산의 기회비용은?
그리고 당신이 5년 뒤에도 퇴직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가?
지금의 1억에 대한 가치는,
10년 뒤에도 절대 1억이 아니다.
물론 현금으로 가만히 들고 있다면 인플레이션에 의해 돈을 잃고 있는 것이겠지만
10년 동안 투자를 통해 1억이 2억이 된다면,
10년 뒤에 2억은 다시 2억의 가치가 아니다.
미래에 더 큰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 힘을 이해하는 게 기회비용이자
우린 복리의 마법이라고 부른다.
이 글의 제목이 기억나는가.
'워런버핏처럼 투자하기'이다.
나는 워렌버핏을 존경하는 것이 단순 위대한 투자자이어서가 아니다.
그의 모든 생활습관은 복리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매일 책을 읽는 습관,
혼자 사고하는 습관,
좋은 이들과 함께 좋은 일을 하는 습관 등.
이 모든 것은 시간이 흘러 복리가 되어
어마어마한 힘을 만든다.
많은 사람이 착각하는 것이,
인생은 결코 한 번에 잘되지 않는다.
물론 하루아침에 사업이 대박 나고
슈퍼스타가 되어 큰 성공을 이루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주언규 저자는 '슈퍼노멀'이라는 책에서 말한다.
세상에는 평범한 사람의 영역 그리고 천재의 영역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하루아침에 큰 대박이 나는 경우는 바로 '천재'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책의 저자는,
평범한 사람보다 약간 뛰어난 영역을 '슈퍼노멀'이라고 정의했다.
남들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천재가 아닌, 약간 더 잘하는 사람이 되어도 성공을 이룰 수 있다.
이 개념을 받아들인 순간,
나의 세상이 흔들렸다.
몇 년 안에 수백억을 벌 것이다,
내 사업을 코스닥에 상장시키고 싶다 등.
왜 '평범' 영역에서 '천재'의 영역으로
퀀텀점프를 하려고 했던 걸까?
나는 앞으로 이곳에서 글을 쓸 것이다.
나는 기업 분석을 좋아하고,
꽤 오랜 기간 가치투자를 해온 사람이다.
워렌버핏이 지금 내 나이였다면,
어떻게 투자했을까?
투자에 감정을 빼고 오로지 그의 신념을 담아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너무 궁금했다.
바쁜 현대인은 투자에 대해 직접 공부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점점 SNS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현생을 살아가기도 바쁘니까.
한 순간에 일확천금을 목표하는 사람들에게는
나의 글이 지루하고 가치 없는 쓰레기로 느껴질 것이다.
나의 글은 그들을 위한 글이 아니다.
나는 AI가 트렌드인 지금 시대에
엔비디아와 인텔이 아닌,
보유 부동산 가치가 높지만 시가총액이 낮은 이마트에 투자할 것이고,
10년 뒤에 무엇이 변할지 예상하는 것이 아닌,
10년 뒤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할 것이다.
나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투자에 대한 고민시간을 아껴주고자 첫 글을 써본다.
나의 꿈은,
한국의 버크셔해서웨이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
강력한 외국 자본의 힘으로
반도체로 먹고사는 한국의 입지를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
나의 글은 투자를 추천하는 글이 결코 아니다.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독자가 혼자 사고할 시간을 아껴주는 글이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은
너무 방대한 정보의 세상에서
본인의 생각을 혼자 사고할 줄 아는,
탐욕에 휩쓸려 본인을 잃지 않는,
세상을 정확히 살아가는 가치를 아는 이들이었으면 좋겠다.
나 역시 그렇게 살아갈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