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좋아하던 친구에게

우리의 마음을 보낸다

by 부자꿈쟁이

친구야~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여름 곧 오려나 봐. 며칠 전 인천 무의도란 곳에 다녀왔어. 바다를 무척이나 좋아하던 네 생각이 나더라. 잘 지내고 있는지 요즘 네가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무겁고 막막할지 감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네 마음이 자꾸 신경이 쓰여 몇 자 적어본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형편이 어려워질 때가 있고, 그 일로 마음까지 아주 작아지는 날도 있는 것 같아. 나 역시도 그런 경험을 해 보았기에 네 마음이 어떨지 걱정이 돼. 하지만 나는 네가 지금의 사정으로만 설명되는 사람이 아니라고 꼭 말해주고 싶어.

너는 지금까지 네 자리에서 참 성실하게 지내온 사람이잖아 우리 둘 다 무기는 성실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성실한 거라고 서로 바라보며 웃던 시간 기억나지? 그래서 나는 네가 잠시 흔들릴 수 있지만 결코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사람이라고 믿어. 살다 보면 꽃도 비를 맞고 바람에 흔들리면서 피듯이 우리 인생도 그런 시간들을 지나며 다시 빛을 찾아가는 게 아닐까 싶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20대 초반 우리가 좋아했던 도종환 시인의 시들 중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읽으며 흔들리는 시간도 분명 우리 삶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조금 놓이기도 해.


친구야, 지금은 무엇보다 네 마음을 너무 몰아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 조금 늦어도 괜찮고, 잠시 쉬어 가는 것도 괜찮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아. 그 시간이 너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라는 걸 꼭 기억했으면 해.

나는 네가 잘 버텨주길 바라기보다, 네가 네 스스로에게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야. 그리고 네 곁에는 항상 너를 걱정하고 응원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섣부른 말 몇 마디로 진정한 위로가 되지 못함을 알기에 쉽게 연락도 하지 못하는 우리의 마음도 이해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


언제든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편하게 연락해. 네가 좋아하는 바다여행엔 기꺼이 동행할게. 오늘도 네 마음에 가득할 흔들림들이 봄바람처럼 조금은 순하고 따뜻하길 바라며 언제나 네 옆에서 응원하는 나의 마음을 기억해 주면 좋겠어.

26년 봄날 너를 보고 싶어 하는 친구 현미가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