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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부파파 Nov 20. 2024

수영 강습

성장통

수영을 시작한 지 6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첫째 수영강습을 보내고 창문 너머로만 수영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문득 나도 해볼까 생각이 들어 시작했다. 그전엔 나는 물을 무서워하니까, 평생 수영할 일이 없다고 생각해 왔다. 첫째 수영강습하는 모습을 보고, 연세 있으신 분들이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을 보며 평생 운동으로 참 좋겠다 싶었다.

그렇게 첫 달 강습을 시작하고 3일 정도가 지나서 강사님께 "저는 왜 이렇게 몸이 안 뜰까요?" 물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성급한 물음이었다. 평소 어떤 운동이라도 평균 이상할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물에서 하는 수영은 좀 달랐다.

그렇게 초급 3개월을 하고서야 중급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그래도 25m 1번 왕복하기가 너무 버거웠다. 독한 강사님이 강습을 할 땐 수영 가기가 싫어질 정도로 힘들었다. 물 먹고, 숨이 차고, 숨이 차고, 숨이 차고... 숨이 틔이지 않아 너무 고통스러웠다.

혼자 자유수영할 때면 고작 25m 1번 왕복해 50m 가는 게 끝이다. 겨우겨우 한번 더 가서 75m가 내 한계인가 싶었다.

집 근처로 수영장을 옮기고 첫 수업 강사님은 설명을 첨 오래, 많이 하셨다. 그만큼 내 몸도 편했다. 집에 와서 이번 강사님은 50분 중 10분 넘게 설명만 하신다고 아내에게 불평하며 마음 한편으로 흡족해했다. 편안하게 한 달 강습을 하겠구나, 자세 교정 좀 하며 편하게 하지 싶었다.

그렇게 2주 차에 접어들고 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갈수록 강습의 강도는 높아졌다. 몸풀기로 50m 4, 5번을 아무렇지도 않게 시키셨다. 선두에 서는 몇몇 분은 끄떡없이 이를 수행했지만 나에겐 순간순간이 고역이었다. 물 먹고, 숨이 차고, 숨이 차고... 월요일에도, 화요일에도, 수요일에도, 목요일... 금요일...

그렇게 3주 차에 접어들었고 이젠 50m 3번까지는 숨이 차지 않고 편안하게 하게 되었다. 역시 고통 없리 얻을 수 있는 것은 없구나 새삼 느끼게 되었다. 처음 수영을 시작할 때가 생각다. 중급반을 가기 위해서는 자유형으로 50m를 쉬지 않고 가야 했다. 50m 그때 나에게 엄청 높은 벽이었다. 그 벽을 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었다. 지금 또 내 앞에 300m, 400m 같은 벽이 가로막고 있는 듯하다. 그 벽을 넘을 방법은 아쉽지만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오늘 아침 수영장에 가기가 너무너무 싫다. 물도 차고 또 물도 먹을 거고, 숨이 차고, 또 숨이 차고... 얼굴도 후끈후끈 달아오르겠지, 물에서 수영하며 목이 탈거라고 상상을 해보지 못했었는데...

그래도 나도 모르게 건조대로 가서 수영복을 또 챙기고 숨이 차러 물 먹으로 수영장으로 터벅터벅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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