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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백 Sep 29. 2024

추석에 예비시댁에서 전 대신 錢(돈 전)을 부치고 오다

4.


안 그래도 둘째 작은어머님은 재테크에 관심이 많으시다고 하셨다.

작은아버님은 그닥 재테크에 관심이 없어보이셨고, 평생 회사만 다니셨는데,

지금 사는 중계동 아파트도 가장 핵심지에 있었고, 사실 그 외에도 재건축 재개발 

투자를 하시며 아이들 대학교육이며 결혼준비 밑천을 열심히 마련 중이시라고 

예비신랑이 옆에서 귀뜸을 해주었다.



"어머, 아가씨, 정말예요? 거기 빌라가 얼마나 해요? 요즘 서울 재개발 빌라도 

진행이 많이 된 구역들은 10억은 넘어간다고 하던데, 쌀 거 같지가 않아요~"

그러자 고모님의 설명이 이어졌다.

"저도 가끔 물건을 받아보는데요, 8월에 나온 1994년식 빌라가

3룸에 욕실 2개에도 적당히 수리된 빌라 2층 매물이 

매매 7.6억 정도 호가하더라구요. 대지지분이 11.3평으로 꽤 큰편이었고, 

전용면적도 넓어서 나중에 신축 30평대를 받기에는 적당하고 

지금 살기도 넉넉하구요. 2룸 작은 것은 매개가 5억 이하도 있었어요."


 

"아유~그 정도면 어지간한 서울 아파트 전세가 정도면 되겠네! 

거기 신축 가격이 얼마나 하죠?"


"그 구역 바로 옆에 래미안아델리체라고 신축 단지가 있잖아요, 

거기 25평이 12~14억 사이, 30평대는 15억에서 18억까지도 해요"


"어머, 위치도 괜찮은데, 벌써 사업시행인가면 진행도 많이 되었고, 

이 근방에서 가장 신축단지가 되는 거잖아요. 

얘네들아, 이거 너희들으라고 여쭈어 보는 거야. 알지?

물론 다 너희가 결정할 일이지만, 아직 전세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건 아니고,

또 딱 마음에 드는 집을 찾은 것도 아니고, 시간도 좀 남았으니 공부삼아

충분히 돌아보고 결정하라고.

아직 집을 매수하기에는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특별공급같은 청약의 기회도 있고,

또 사돈분들 생각은 어떠신지 이야기도 들어봐야겠지 

그런데 무조건 전세가 답은 아니야. 

전세는 결국 그 집 주인한테 무이자로 너희가 대출을 해주는 셈이거든.

그리고 청약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아. 그런데 청약에서 떨어지면 아깝기도 하고

그러니 점수를 쌓으면서 계속 기다리다가 시간과 에너지만 낭비하고 후회하는 

친정 조카들이나 친구 아들딸도 나는 많이 봤거든. 그래서....



  

난 너희 같으면 전세 대신 저런 빌라 사서 수리도 하고 좀 기다려 보겠어. 

조금만 참고 살면 신축 아파트가 생기고 집값도 오르잖아. 

예전부터 어른들이 아직 아기가 없을 때, 애들이 신발이 작을 때 아니면 

돈 모으기가 힘들다고 하시곤 했잖아. 나도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었었는데, 

살림을 해보니 저금하면서 애들키우고 집 넓히고 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더라. 

광화문이랑 선릉이면 너무 멀다고 느껴져서 마음이 안 갈 수도 있지만, 

아이들 키우다보면 교통이 조금 불편해도 아이들 키우기엔 

목동만큼 맞벌이부부들이 편하고 안심되는 곳이 또 없거든.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봐. 또 아직 시간이 있으니, 

도심권에 이런 재개발 지역이 있는지 좀 더 알아보고 

신혼집을 결정해도 나는 좋을 거 같은데? 

당장 우리 큰애부터 잘 얘기해서 이런 곳 매수해보라고 얘기해야겠어. 

지금은 공항다니기 너무 힘들다고 얼마 전부터 혼자 나가서 

원룸 오피스텔 살고 있거든.


조용히 사과를 드시면서 텔레비전을 보시던 작은아버님이 이제 

심심해지셨는지 아재개그를 시작하셨다. 

"아이구 당신, 중계동 오래 살더니 중개사처럼 이야기하네, 허허허"

"아구 이 사람, 이놈의 아재 개그~~ 틈만 나면 찾더니 

바로 치고 들어오네. 농담할 시간에 조카들한테 도움될 방법 좀 찾아봐요."


그리고 이제 상황을 정리해주시는 우리 시어머님~

“얘들이 알아서 하겠지. 전세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얘들아, 

너희 아버님 들어오실 때까지 방에 가서 놀아라. 어서.”

“네, 헤헤, 감사해요. 생각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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