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bnb가 숨긴 이야기들
넷플릭스가 DVD를 빌려주는 회사였단 건 다들 알지만, 에어비앤비가 에어 매트리스를 빌려주는 회사였단 건 잘 모른다.
2008년, 월세가 밀린 두 청년이 바닥에 에어매트리스를 깔았다. "이거라도 빌려주면 월세는 낼 수 있지 않을까?" 마침 샌프란시스코에서 큰 디자인 컨퍼런스가 열렸고, 호텔은 전부 만실이었다. 방 세 개에 80달러씩 받았다. 직접 만든 시리얼로 아침 식사까지 제공했다.이게 전부였다. 근데 이게 엄청난 화제가 됐다.
"호텔 말고, 현지인 집에서 자보는 거야"
새로운 트렌드의 시작이었다.
첫째, 완벽한 사진. 에어비앤비의 진짜 무기는 사진이었다. 초기에 그들은 전문 사진작가와 함께 호스트의 집을 찾아다녔다. "좋은 숙소는 많은데, 사진이 너무 구려요." 이 통찰 하나로 예약률이 확연하게 증가했다.
둘째, 리뷰 시스템. 호스트와 게스트 모두가 서로를 평가한다. 이건 신뢰를 만드는 핵심이었다. 처음엔 다들 "누가 남의 집에 가서 자냐"고 했지만, 리뷰 하나하나가 쌓이면서 신뢰가 만들어졌다.
셋째, 보험. "손님이 집을 부수면 어떡하죠?" 이런 호스트들의 걱정에 100만 달러 보장 프로그램으로 답했다. 이게 호스트 급증의 큰 작용을 했다.
에어비앤비의 예약 수 증가
- 2016년: 52백만 예약
- 2017년: 115백만 예약
- 2018년: 140백만 예약
- 2019년: 272백만 예약
성장 과정에서 재미있는 지표들도 있었다. 게스트의 프로필 사진이 있으면 예약률이 3배 이상 상승한다거나, 호스트가 12시간 내 응답하면 예약률이큰 폭으로 올르거나.
그리고 몰락이 시작됐다
지인중에 마이애미에서 2~3개의 숙소를 돌리는 슈퍼호스트가 있었다. 4년차, 월 2천만원 수익의 전업 호스트였다. 과거형인 이유가 있다.
90%이상이었던 예약률이 상당히 떨어졌다. 인건비 증가로 청소 용역 비용 부담은 커졌고, 수수료 역시 올랐다. 결국 그는 매물을 정리하고 작은 비즈니스 호텔로 전향했다. 아이러니하게도 OTA 수수료가 에어비앤비보다 쌌기 때문이다. 숙박업의 트렌드 역시 바꼈으니.
"허가 없이 단기임대하다 걸리면, 벌금이 엄청 나요. 허가 받는 기준도 까다롭고 벌금도 누적입니다."
국내건 해외건 서브렌트는 합법인 경우가 많지 않다보니 대부분 적용되는 불만이다.
'현지인처럼 살아보세요'라는 슬로건은 어디갔을까? 이제 관광지 근처엔 '에어비앤비촌'이 생겼다. 한 건물 전체가 에어비앤비로 운영되고, 전문 호스트들이 여러개의 방을 운영한다.
결국 로컬은 사라지는 추세다. 에어비앤비는 그저 또 다른 형태의 호텔이 됐다.
사실 에어비앤비 매출이 박살나고 있냐 라고 하면 그건 아니다.
엔더믹 이후 꾸준히 매출 회복을 하고 있으니깐. 그래도 예전만큼의 혁신이 없어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결국 공급자인 호스트들이 떠나기 시작하면 게스트들은 자연스레 안오기 마련이다.
재밌는 건, 이런 문제들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는 거다. 여기어때, 라쿠텐스테이 같은 로컬 숙박 앱들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거인이 흔들릴 때, 새로운 별이 뜨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