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브랜드들의 기회
레드오션으로 매력이 없어진 시장이 다시 매력적으로 바뀐 것을 본 적 있는가 ?
5년 전만 해도 로드샵의 몰락을 보며 'K뷰티는 끝났다'는 말이 지배적이었는데, 흥미로운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화장품 업계를 보고 있노라면 숫자들이 현실감이 없다. 티르티르 1400억 기업가치 평가, 라운드랩 1000억대 매출 달성. 그 외에도 매각을 통한 K뷰티의 글로벌 엑싯.
5년 전만 해도 K뷰티라고 하면 로드샵 정도로 여겨졌을 텐데. 이제는 글로벌 VC들이 앞다투어 투자하는 블루칩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 창업을 희망할텐데, 여기서 참고하면 좋을 케이스가 '글로시어' 이다.
Into the Gloss라는 블로그는 당시 매일 20만명의 방문자를 기록하던 뷰티 미디어였다. 어느날 이 블로그의 운영자가 화장품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업계의 반응은 차가웠다. "또 하나의 인플루언서 브랜드가 되겠지"
하지만 이상했다. 글로시어는 뭔가 달랐으니까.
첫째, 제품보다 콘텐츠가 먼저였다. 글로시어는 제품 출시 전부터 블로그로 6개월만에 20만 방문, 인스타그램 40만 팔로워를 확보했다. 중요한 건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댓글로 고객과 소통했고, 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2. 미니멀 접근:
글로시어는 초기에 소수의 핵심 제품으로 시작했다. "Skincare first, makeup second" 철학을 바탕으로 자연스러운 룩을 강조했다.
3. UGC 마케팅의 신기원:
글로시어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를 적극 활용했다.
#glossierinthewild 해시태그로 고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TV광고나 모델 대신 실제 사용자들의 사진을 마케팅에 활용했다. "You are Glossier" 캠페인은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경계를 허물었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K뷰티의 성공방정식이 글로시어의 전략과 묘하게 닮아있다는 것.
라운드랩은 올리브영과 화해에서 좋은 리뷰 점수를 유지하며 커뮤니티의 힘을 보여줬다.
티르티르는 팬덤을 가지고 있었다.
탬버린즈는 소규모 SKU로 인스타 티저부터 시작해 글로벌 브랜드가 되고 있다.
이들의 성공 방정식은 묘하게도 닮아있다.
커뮤니티를 통한 제품 개발
핵심 제품에 대한 집중
SNS를 활용한 단계적 해외 진출
레드오션은 없다. 다만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지 못한 시장이 있을 뿐이다. 글로시어가 그랬고, K뷰티가 그렇게 증명해냈다. 매달 새로운 K뷰티 브랜드가 탄생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 주목해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니다.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지켜내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
"당신은 어떤 브랜드를 만들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