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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미라 Oct 13. 2024

여행후기 3 - 에피소드

아픈 친구를 위로하며...

에피소드도 많아서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장애가 있었다.


호텔 룸키가 작동하지 않아 방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 로비의 안내소로 찾아가 키를 새로이 세팅해야 했고, 한 밤 중 씽글룸으로 다른 투숙객이 들어와 친구를 놀라게 하여 잠을 못 이루게 했으며, 어느 호텔에서는 짝꿍의 침대가 비스듬히 기울어 가이드에게 전화하여 사람을 불렀으나 밤 12시가 넘도록 어느 누구도 오는 사람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둘이 침대를 들어 바닥에 무엇인가로 임시방편 조치하고 잠을 청해야 했다.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되는 게 현지의 사정이었다. 나는 식당 화장실에 갇혀 밖에서 열어야 했던 일이 두 번이나 있었다.


한 친구는 고흐 미술관에서 겉 옷을 분실하여 신고 후 분실물 보관소에 가서 찾았으며, 또 한 친구는 드골 공항의 출국심사 장소에서 배낭을 두고 나왔는데 1시간 지나서야 그 사실을 인지하고 급하게 찾으러 갔다. 다행히 관계자들이 잘 보관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가지고 나올 수 있었다. 이런 일은 우리들의 부주의에서 발생한 일이니 실수한 사람이 자신을  탓할 수밖에...  그만큼 우리들도 늙었다는 증거이리라..


가장 어려웠던 일은 한 친구의 복통이었다. 여행 3일 차 저녁 메뉴로 홍합요리를 먹었는데 그 음식이 친구의 여행을 망하게 만들 줄이야...  장이 꼬이는 심한 통증 때문에 그 후로 어떤 음식도 먹을 수 없었으며 구토에, 땀범벅에, 불면에...  더 이상 여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계속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출산할 때 보다 더 아프다고 했다. 병원에 가야 하는데 어찌해야 할지 우리들도 서서히 불안에 젖어들었다. 그래도 친구는 대단한 근성으로 아픔을 표현하지 않으며 참고 있었다. 민간요법을 포함, 우리들이 준비해 간 약들을 모두 동원하여 친구를 보살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귀국하기 이틀 전부터 그 녀는 호전을 보였다. 식사도 하기 시작했고, 말도, 웃음도 되찾았다.  마침내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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