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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미라 Oct 14. 2024

여행후기 4  -  몽생미셸

위대한 충격

천 년의 세월, 혼자 그 섬을 지키고 있었구나.

장구한 세월, 혼자 육중한 수도원을 머리에 이고 있었구나.

밀물과 썰물에 의해 낮과 밤같이 달라지는 네 정체성,

그 때문에 혹시 괴롭거나 아프지는 않았는지...

먼발치에서부터 드러나는 너의 자태는

방문자를 흥분과 경외의 절벽으로 밀어 버리는 듯

눈앞이 아찔할 만큼의 충격이었어.

 

이런 곳에 네가 있었구나.

이런 곳에 너 같은 전설이 살고 있었구나.

세계 4대 성지 순례 명소 중 하나에 포함될 만한 자격이 충분했어.

그 명성, 소문만 듣다가 직접 만나고 보니

너의 역사와 존재 가치가 눈물 날 정도로 감격스러웠어.

어찌 홀로 이토록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니?

어찌 홀로 온갖 풍상,  혹독한 세월 견딜 수 있었니?

모진 고초 이겨내며, 미래에도 이 자리에서

끄떡없이, 불평 없이 기다릴 테지?  존경해.

 

숭고하고 성스러운 수도원에서 관광객은

그저 사진 찍으며 이 순간을 기념하면 그뿐,

입이 있어도 할 수 있는 말이 없어.

저 광활한 갯벌의 모래 한 알.

너를 보고 너무 작아지는 내가

쥐구멍, 에라도 들어가 숨어 버리고 싶더라.

너의 실물을 볼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적, 대박, 로또...  이런 단어들이 떠 올랐어.

너를 상봉하여 황홀했고 영광이었어.

이 여행의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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