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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ple Rain Oct 19. 2024

'어른'이란 무엇을 말할까요?

어릴 적에는 어른이 되면 모든 게 분명해질 줄 알았습니다. 인생의 답을 알고, 더 이상 불안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50이 넘은 지금, 어른이 된다는 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사실, 어른이 되는 건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모르는 게 많은지 깨닫고 그걸 받아들이는 과정이더군요


갱년기를 겪으면서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는 날도 많습니다. 하루는 온 세상이 내편인 듯 포근하다가, 다음 날은 한없이 우울해지고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하죠. "50이면 다 성숙한 어른이 됐겠지?"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여전히 나는 미성숙하고 혼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여전히 실수를 하고, 때로는 아이처럼 서툴고, 오히려 예전만큼 빠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미완성인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금씩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모두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각자의 미성숙함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50대 주부로서 성인이 된 자녀들과 함께 살고 있지만, 정작 내가 진짜 어른다운 어른이지는 아직도 의문입니다. 자녀들 앞에서 때로는 자신감 있게, 때로는 주춤거리며 길을 찾아가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조금씩 알게 된 게 있습니다. 어른이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늘 배우고 실수를 반복하며 그 속에서 성장하는 존재라는 것, 스스로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사람입니다.



"어른은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책임을 지는 게 꼭 모든 걸 해결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때로는 예측할 수 없는 일들 속에서 불안해하면서도, 그 불안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어른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요즘 '어른스러움'을 조금 다르게 정의해 봅니다. 그것은 완벽함을 뜻하지 않고, 오히려 내가 미성숙하다는 걸 깨닫고도 내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려는 태도입니다. 대로는 불완전한 나 자신을 사랑하고, 아직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어른의 길이 아닐까요?


여전히 저는 제 자신을 리모델링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끝없는 변화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또 나를 성장시키는 끝없는 여정입니다.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내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다독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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