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성취감을 느낀일
나의 발이 되어주는 카니발은
제2의 집이자, 나의 작업장이자, 나의 창고다.
만 6년을 넘게 나의 버리지 못한 장비들이
차곡차곡, 구석구석 들어차 있다.
일할 때 쓰는 장비들과 비상으로 쟁여두는 자재들까지 꽉꽉 차서 정리해야지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뤘다.
언제 먹었는지 모를 커피 캔이 굴러다니고. 여기저기 쓰레기들을 막 쑤셔 넣어놔서 왠지 어디선가 곰팡이가 피어나는 것 같았지만 귀찮아서 계속 미뤘다.
케라폭시 장비를 대량 구매해 두고 시간을 내어 큰맘 먹고 이 세상까지 들어서 탈탈 터는 것처럼 말끔히 정리했다.
혼자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상자 2박스로 정리를 하고, 케라폭시 장비도 한 상자로 줄였다. 기타 재들을 정리하고. 공간을 재정비했다.
쓰레기도 깨끗하게 버리고, 발판까지 청소하고, 내친김에 세차까지 했으며, 버릴 것도 버렸다.
내 콧구멍까지 시원했고, 마음마저 상쾌했다.
이렇게 기분도 좋아지는 정리를 왜 매일 미뤘을까 싶었다.
사람이든 집이든 차 안이든 뭐든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잠깐(?) 들었다.
일을 할 때는 긴장하고 신경이 곤두서있다가 차에 들어가 앉으면 긴장이 풀리며 일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면서 왠지 집에 앉아 있는 듯이 편안하고 노곤해진다.
매일 정리해야지 하면서도 차에 타는 순간 나는 만사가 귀찮아진다. 그래도 한번 정리해 두니 지금은 편하게 속속 꺼내 쓰고 있으니 좋다.
당분간은 깔끔한 내 차와 자재박스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말 나온 김에 내일 세차라도 해야겠다.
이제, 나의 카니발은 아지트이자 가장 아끼는 물건이다. 나에게 위로와 안도감을 주는 애착인형 같기도 하다.
폐차할 때까지 좀 깨끗이 써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