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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방울 꽃 Oct 07. 2024

1. 내 안의 두 가지 나, T와 F

나의 마음속에 스위치가 필요할 때.

요즘 MBTI가 유행이다.

MBTI별 다가가는 유형, 연애궁합 등의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보며 사람들의 해석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생을 T처럼 살 것인가? F처럼 살 것인가? 고를 수 있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흔히 T는 감성보다 이성, F는 이성보다 감성으로 간단히 이야기하곤 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이런 것들이 있다.     


"속상한 일이 있어서 머리 염색했어."

T:무슨 색으로?

F:속상했다고? 무슨 일이야?     


T는 속상한 일보다는 머리 색으로 화제를 돌리고 F는 속상한 일로 화제를 돌린다.

저마다 공감 방식이 다를 뿐인데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섭섭할 수 도 있는 대답이 된다며 은근한 논쟁거리가 되었다. 그래서 연애궁합 이야기에 MBTI가 빠지지 않는 소재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MBTI에 심드렁하던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관계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의 고민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서 듣고 싶은 말이 있다.’ 「보편의 언어, 이기주」


MBTI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책 속에서 읽은 이 문장이 생각났다.

이 문장을 나는 이렇게 해석했다.     


‘사람은 누구나(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누구나 타인에게서 듣고 싶은(좋은) 말이 있다.’     


잘해보고 싶은 관계에서는 듣고 싶은 말이 있다. MBTI가 논쟁거리에 오른 이유도 관계를 잘 맺고 싶은 우리의 마음에서부터 출발했다고 느낀다.     


관계는 역할들이 얽혀있다.

선생님, 딸, 아내, 엄마, 동료, 후배, 친구 등 나에게만 해도 수많은 역할이 부여된다.

그 역할을 모두 잘 해내려고 할 때 마음의 부담이 생기고 머리가 무거워진다.


나는 아직 자녀가 없지만, 임신 준비를 하며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다.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경제적인 부분으로 일을 해야 하고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일찍 어린이집에 보내야겠지, 유튜브로 보는 아이들은 너무 어려 보이는데 저렇게 어릴 때 어린이집을 보내야 하는 걸까?’ 생각을 반복하니 첫 단추부터 잘 못 끼는 것은 아닐까? 마음이 서글퍼졌다.


또, 중간에 휴직하는 선생님을 보호자들이 반기지 않는다고 들었다. 학교 사정상 임신한 교사도 어쩔 수 없이 담임을 맡아야 하는 상황들이 있다. 그런데 아이의 담임선생님이 중간에 교체되는 일은 보호자들에게 반감을 사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엄마로서, 선생님으로서, 동료로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난감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다 잘하고 싶다는 것은 특정 상황에서 욕심일 수 있다.   

  

이럴 때 나의 상황과 타인의 상황 모두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잘하고 싶다는 나의 마음을 인정하고 반대로 타인의 잘하고 싶다는 마음도 인정해야 한다.

인정하는 것은 포기와는 다르다.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 방법이다.


긍정적(肯定的): 그러하거나 옳다고 인정하는 것.


즉. 인정하며 사는 것은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과 같다.  

결국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연습만이 인간관계에서 고민을 줄여준다.   

삶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관계의 윤활제가 되어준다.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생각을 휙휙 바꿔주는 마음속에 스위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대화를 자주 한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집에 오면 스트레스는 날려버리고 스위치를 바꿔서 선생님에서 아내로 역할이 빨리 전환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긍정이라는 씨앗을 심고 가꾸면, 그 스위치는 자연스럽게 피어난다.


마음속 긍정으로부터 여유가 생기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모든 일에 옳고 그름을 가리며 에너지를 쏟기보다 상황을 인정하는 편이 더 낫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내일이 있다.

내일을 또 시작할 수 있는 여유를 비축해 두는 것만으로 더 나은 시작이 가능하다.

오늘, 긍정의 스위치를 켜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자. 더욱 행복한 내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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