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

b26. 청년의 이름으로

by 억만개의 치욕



파주에서 쓰인 시

- CHOI


나는

낮에도 보이지 않는

폐허를 만들었지

나의 시는

닿는 순간 녹아버리는 눈

창문이 없는 방에서 하늘을 보는 법


우리가 지은 집은 모래를 머금지 못해

어떻게 폭풍을 피해야 하지?


나는

전쟁이 끝난 줄 모르는 패잔병처럼

빛이 들어오지 않는 숲 속에 엎드려 있어

군대는 0에 0을 더해 다른 수를

만들 수 있어야 해


별은 익사할 수 없어

추락하는 것들이 아름답다고 누가 말했더라?

요즘 나는 바람에 닿을 때마다

눈물을 흘려


아픔과 슬픔의 자장 사이에서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지


너는 알고 있니

존재는 뚫린 구멍으로 드나든다는 사실을




1사단에서 복무 중인 아들이 쓴 시.

23세(만 21세) 청년이 군대에서 이런 시를 쓰려면

어떤 필요충분 조건이 성립해야 하는가.

내가 25세에 낳은 아들이 23세 청년이 되어 나의 20대를 재생하는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신체검사 3급(저체중 저시력 팔골절이상)의 현역병.

창문이 없는 방에서도 별을 보거라.

익사하지 않는 별로 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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