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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진 Oct 06. 2024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멘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감상글 #2

한줄평: 주목받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팔레트에 담긴 물감처럼
서서히 퍼져나간다.

개인적인 평점: 9.2 / 10
ⓒ 2021. Disney-Pixar Co., Ltd. All rights reserved. 


    픽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일까? 아마도 독창성과 신선함, 그리고 소시민일 것이다. <엘리멘탈> 또한 관객들에게 독특하고 매력적인 세계관을 선사하며, 동시에 소시민의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다. 단순히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통념을 깨부수듯 다루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생각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 아닐까?


    코로나가 어느 정도 종식된 이후에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직접 보는 픽사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엘리멘탈>은 의외로 해외에서는 반응이 미적지근했다. 아마도 불 원소가 아시아 이민자를 비유하는 것이라 뜨겁거나 매운 음식과 공동체를 이루는 문화 등은 상대적으로 아시아 문화권을 보여주기 때문에 한국에서 유난히 흥행하고 좋은 평을 받았던 이유는 문화적 차이가 아닐까 싶다.

    문화적 차이를 떠나서 엘리멘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독창적인 세계관이다. 무난해 보이는 서사가 참신한 묘사와 연출을 통해 영화로 보이면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넘어서 각 원소의 특성을 캐릭터 성격과 행동에 반영해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 것 같다. 특히, CG와 영상미는 "역시 픽사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고 캐릭터의 특성을 섬세하게 표현한 점이 돋보인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두 가지다. 하나는 데이트를 하다가 엠버가 호숫가에서 쌓여있는 형형색색의 광석에 올라가 자신의 몸 색깔을 바꾸며 묘기를 부리고, 웨이드는 물을 뿌려 무지개색을 만드는 장면이다. 다른 하나는 엠버가 비비스테리아를 보고 난 뒤에 서로 손바닥을 맞대고 손을 잡는 장면이다. 이 장면들은 물과 불이라는 상관관계와 긴장감, 그리고 화합하면서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물론 캐릭터 설정이 다소 진부할 수 있다. 아시아 이민자를 표현하면서 당연히 가난할 수밖에 없다는 엠버와 사실상 '금수저'로 태어난 백인을 표현한 웨이드라던지, 스토리에 악역이나 반동인물이 없기 때문에 중심축이자 가장 중요한 사건인 누수 문제가 너무 가볍고 픽사가 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도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도 아쉽다. 그리고 픽사의 가장 큰 장점인 서사에 나오는 모든 인물은 허투루 나온 인물이 없는데 여기서 나오는 흙 원소의 비중이나 캐릭터성이 너무 약하다는 점은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메시지인 "주체적인 삶"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성, 포용, 그리고 자아실현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현대 사회에서 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를 아름답고 감동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것 같다.


    결론적으로, <엘리멘탈>은 픽사의 전통적인 강점인 창의적인 세계관과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비록 일부 요소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한국 관객들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수 있는 문화적 요소들은 이 영화의 매력을 한층 더 높여주었기 때문에 나는 과감하게 다른 이에게도 영화를 추천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엘리멘탈>은 우리에게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일깨워준다. 이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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