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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수야 Nov 02. 2024

틈이 없는 게 흠이에요

평소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편이라 강박증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조금은 나를 내려놓는 게 용서가 안 되는 편이라 그런지, 주변 사람들에게 완벽한 서사만을 보여주려고 했다.


나를 부정당하는 순간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그 불쾌함은 말로 다할 수 없다는 걸 알 것이다.



과거, 한 2-3번 정도 대면한 지인이 있었다.

사람이 만났으면 서로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거나, 말해주는 것이 당연하기에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 당시 솔직한 나의 생활 패턴을 이야기했고, 아침 6시 기상 후 강아지 산책 그리고 평소에 하는 각종 자기 계발을 알려주었다. 당당했고, 자신감 넘쳤다.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은 내게 예상 밖의 대답을 뱉었다.


넌, 틈이 없는 게 흠이야.


살면서 매번 곱씹은 말이 있다면, "스스로 자기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자." 였는데 그 사람은 그것들을 흠이라 지칭했다.




그때 받은 충격은 아직 머속에 남아있다. 자취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언제까지 부모님께 의지하고 살아갈 수 없고. 자기 주체성을 키우기 위해 더 성장하고 자 독립을 하였다.


그것이 한순간에 흠으로 전락하다니 어이가 없었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라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냥 자기가 조종하고자 하는 "틈이 있는 사람을 원하는 사람"으로 밖에 안 보였다.



기가 세 보인다, 자존심이 강해 보인다 등등의 발언이 자아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 아닌, 단지 나는 그런 사람 감당 못 한다고 밖에 들리지 않았다.


내 주변엔 나를 아껴주고, 칭찬해 주는 사람으로 가득하다. 그 사람이 단점이라 칭한 부분을 누군가는 동경하기도 했다. 사람은 모두 다르고, 내 생각을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와는 결이 맞지 않는 사람이자 찌질하기 짝이 없는 사람 같아 보였다.




누군가에게 자신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분을 부정당하게 된다면, 기죽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간단한 예로

아이돌은 흑발을 하면 금발을 원하고, 금발을 하면 흑발을 원한다는 글들을 자주 본다.


이렇게 모두의 니즈에 맞춰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존감이란 그런 것 같다.


"나와 다른 의견에 휘청이지 않고, 자기만의 소신을 지켜나가는 것."



언제나 소수는 외로운 법이다.


미운 오리새끼는 외모가 달라 주변에 다른 오리들에게 괴롭힘 받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른이 된 아기 오리는 자신이 오리가 아닌 백조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당신은 기필코 백조가 될 것이다.

나의 틈은 진정한 날 알아봐주는 사람에게만 보여주자.

그들은 웃으며, 그것 또한 매력이라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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