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비추느냐

by 구름따라

노르웨이 게이랑에르 피오르드에서 유람선 탔을 때

맨 앞에 앉은 할아버지는

그 자리를 잡을 당시의 의욕과는 달리 앉자마자 내내 주무셨다.


그 잠든 모습에서

삶의 무게가 느껴져서 카메라를 꺼내 담아냈다.


25.7 게이랑에르 할아버지 수정본2.JPG


할아버지 옆면에 비친 햇살은 그 낮잠이 고된 일정을 잘 녹여주길 바라는 듯했고

오랜 세월의 빛을 통과한 어르신의 삶을 위로하는 듯했다.


25.7 노르웨이 할아버지2.jpg

반면 몇 분 뒤,

햇살은

무대 위 조명을 할아버지에게서 거두고 바깥 풍경으로 옮겨갔다.


이제 무대의 중앙에서 비켜나서 주변에 머물며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은


내가

우리가

앞으로 밟아나갈 행로인 듯하기도 했다.


나를 비추던 조명이 비켜나갈 때

섭섭해하지 않고

지긋이 바라볼 수 있는 여유.


그게 성숙한 어른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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