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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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피곤해 했다. 잠을 못 자서 피곤한 게 아니라, 그냥 하루하루 속에서 쌓아온 모든 것들이 이제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워진 것뿐이었다. 너는 생각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진짜였다고. 실없는 생각을 하며 한숨 쉰 뒤 핸드폰을 끄고 눈을 감았다. 지하철이었다.
곧 문자가 왔다. 너는 다시금 핸드폰을 집어든다. 너는 무언가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생각보다 더 오래 전부터 그랬다. 멍청한 게 아니라, 생각이 많았던 것이었다. 어릴 때에는 그게 현명하고 좋은 것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문자를 한 번에 받아야 하는 이제는 그렇지 않았다. 너는 관계가 힘들어졌다. 네게는 사람들이 너무 무거웠다.
시간을 쓰고, 감정을 쓰고, 정신을 쓴다. 모두 소모한다. 내면이나 경험에서 끌어내는 게 아니라, 미래에서 쓸 능력을 지금으로 빌려오는 것이었다. 너는 죽어가고 있었다. 그 사실을 느낀 사람은 주변에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는’ 사람은 없었다.
너는 모든 것에 지쳤다. 지금 살아있는 것은 지치는 것들을 이겨내기 위함이 아니라, 단지 죽지 못해서였다. 너는 내려놓고 싶은 게 너무나 많았다. 어쩌면 오래 전부터 그랬다.
너는 꿈을 꾼다. 핸드폰이나 컴퓨터나, 카톡이나 메시지가 없는 꿈이었다. 사람이 없는 꿈이었다. 적막이 존재하는 꿈이었다. 조용한 꿈이었다. 결국 그것은 죽음이었다. 너는 그것들을 동경했다.
너는 목표가 있었다.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고, 좋아 보이는 목표였다. 하지만 사실 그 목표는 ‘쉼’ 하나만을 위한 것이었다. 너는 스스로 쉼을 얻기 위한 최소한의 목표를 세웠다. 그 전까지 너는 쉴 수 없었다. 너는 쉬기 위해 죽지 못했다. 아마도 너는 죽지 못했다. 너는 죽음을 동경했고, 너는 적막을 동경했고, 너는 홀로 있는 것을 동경했다. 하지만 너는 그럴 수 없었다.
가끔 너는 인스타그램을 보았다. 다른 사람들의 스토리와, 다른 사람들의 릴스를 보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너는 그것들을 보고 있는 스스로를 증오했다. 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 강박의 생각과 정신이 더럽다고 생각했다. 너는 스스로의 뇌가 역겹다고 느꼈다.
너는 스스로가 많이 지쳐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너는 지쳤다. 너는 많이 지쳤다. 너도 그걸 알았다.
그래서 떠나버리기로 했다. 정말 잠시 동안이라도 그러기로 했다.
너는 숲으로 갔다.
2025.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