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죽은 -를 위하여.

by 타자 치는 컴돌이


비가 내렸다.

아프도록 많이 내렸다.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내 앞에는 왜 이상한 무덤이 있고, 그 무덤 위에 형의 이름이 쓰여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형의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병원인지 장례식장인지 모를 곳으로 가는 중에도, 그리고 이렇게 서 있는 지금까지도. 머리가 멍했다. 내가 여기까지 뛰어왔는지, 혹은 차를 타고 왔는지. 지금 내가 서 있는 건지, 앉아있는 건지도 모르겠을 정도로 머리가 멍했다.


왜. 어쩌다가 저 형이라는 인간은 저런 땅바닥에 들어간 걸까.

왜. 뭘 어쩌다가 형이 지금 없는 거지.

왜. 뭐가 문제였던 걸까.


학교의 누구 아버지는 기적처럼 회복되셨다던데. 정말 친구들과 함께 기뻐했던 게 엊그제인데...

나는 지금 왜 이런 곳에 와 있는 거지


형. 좀 대답 좀 해 봐.



아프다. 비가 따가웠다.

이상하게도 눈물 같은 건 나오지 않았다.

...... 아닌가. 어쩌면 얼굴 위에서 흐르고 있는 게 비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잘 모르겠다.


눈을 떴을 때 나는 차 안에 있었다.

온몸이 젖어 있었다. 창밖으로 비가 내리는 것이 보였다.

뭘까. 아무런 문제도 안 일어났는데. 왜 머리가 멍한 거지.


"아-."


아아. 맞다. 그랬지. 형이...


...?

그런데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뭐가 뭔지,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형이 왜 안 보이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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