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ilentMeditator Oct 18. 2024

별이 지고, 바람이 분다

최근의 대중음악 흐름 속에서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추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방송과 매체에 등장할 기회를 얻기 힘든 싱어송라이터들은 인디 음악 씬으로 밀려나거나 소수의 음악 평론가들과 결탁해야만 겨우 생존할 수 있습니다.
반면, 대형 기획사에 소속된 가수들은 그들의 자리를 지키며 방송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가수들을 넘어 소비층 사이에서도 세대 간 음악 취향의 괴리를 낳고 있습니다.
평론가들은 마치 인디 음악만을 취급하는 존재가 되어버렸고 대중들은 평론가들이 추천하는 음악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음악계 흐름 속에서도 이소라는 그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적 브랜드를 지키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몇 안 되는 솔로 여가수 중 한 명입니다.
그녀는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음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강력한 존재감을 지닌 예술가입니다.
이소라는 데뷔 당시부터 한국 대중가요 역사에서 유일하게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여자 솔로 가수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 기록은 지금까지도 그녀의 음악적 위상을 상징하는 중요한 지표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음반 판매량이 그녀의 가치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90년대는 그저 음악성만 있으면 누구나 대중 음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시대였으나 지금은 다릅니다.
90년대 대중음악 시장의 혜택을 받은 수많은 가수들이 도태된 지금 이소라는 어떻게 그 긴 세월을 견뎌내고 자신만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까요?




이소라의 음악적 성공의 비결은 바로 그녀의 노랫말에 있습니다.
그녀는 작곡은 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곡의 작사를 스스로 도맡아 왔습니다.
그녀의 노랫말은 단순한 가사가 아닌 시적인 아름다움과 소설적 내러티브를 품고 있습니다.
감정의 세밀한 변화와 깊이를 표현하는 그녀의 언어는 청자로 하여금 공감과 몰입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러한 언어의 힘은 이소라라는 브랜드의 핵심이자 그녀가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또한 이소라는 음악적 안목과 인맥 관리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곡을 쓰지 않지만 매 앨범마다 최고의 뮤지션들과 협업하며 그들로부터 양질의 곡들을 제공받습니다.
조규찬, 김현철, 김동률, 이승환 등 한국 음악계에서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이소라의 앨범에 참여해 왔습니다.
이소라는 이처럼 인디씬과 주류 음악계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대중과 평단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다채로운 음악적 스펙트럼에도 불구하고 이소라의 숨은 명곡들이 대중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소라를 떠올릴 때 <제발>, <바람이 분다> 같은 유명 곡들만 생각하지만 그녀는 훨씬 더 넓은 감정의 영역을 탐험해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소라의 음악을 네 가지 주제로 나누어 그녀의 숨은 명곡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를 통해 이소라의 음악적 깊이를 새롭게 발견하고 동시에 더 많은 청자들이 이소라의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소라의 음악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주제는 단연 '슬픔'입니다.
그녀는 마이너스적 감성을 노래하는 데 있어 누구보다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소라의 음악을 듣다 보면 그녀가 겪었을 깊은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듣는 사람은 그 슬픔에 공감하게 됩니다.
그 슬픔은 단순히 이별의 아픔이나 상실감을 넘어 인생 전체에서 마주하게 되는 고독과 비애를 담고 있습니다.
그녀의 노래들은 듣는 이를 울리지 않으면서도 그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소라의 슬픔은 매우 특별한 감정적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분노' 역시 이소라의 음악에서 중요한 주제입니다.
그녀는 단순한 슬픔을 넘어선 강렬한 분노와 저항의 감정을 노래해왔습니다.
특히 3집에서는 록 음악의 강한 에너지와 함께 그녀의 내면적 분노를 강렬하게 표출한 곡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녀는 세상에 대한 불만과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불안, 좌절을 솔직하고 거침없이 노래합니다.
이소라의 분노는 단순한 격정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의 투영이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그녀의 음악은 더 큰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이소라의 노래는 슬픔과 분노뿐만 아니라, 사랑과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그녀는 연인과의 사랑에서 느끼는 기쁨과 아픔,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감정을 솔직하게 노래합니다.
사랑이 주는 따뜻함과 설렘, 그리고 그 반대편에 있는 외로움과 상처는 이소라의 음악 속에서 아름답게 표현됩니다.







그리고 삶,




드디어 나왔네요.

트랙 9





작가의 이전글 떠나고 싶은 마음, 머물러야 할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