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 받기 위한 훈련의 과정
2024년 11월 24일
최근 2년 동안,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하나님, 하나님께 쓰임 받고 싶습니다. 주님의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 진심으로 나의 삶을 드리겠다는 결단으로 부르짖으며 기도했지만, 내게 찾아온 것은 축복이 아니라 고난이었다.
경제적으로 막히고, 수업 준비를 열심히 했음에도 내 수고가 헛되게 되는 일을 겪었다. 아주 시시콜콜한 예로 하루 종일 ppt 자료를 만들어 60장 이상이 되도록 준비하였는데 USB가 고장 나 강의 시간에 사용할 수 없었던 상황들이 이어졌다. 마음이 무너졌다. 나는 하나님께 "왜 저입니까?"라고 묻고 싶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마음은 점점 더 무거워졌다. 물론, 하나님께 수업 시간조차도 예배의 시간이 되게 해 달라고 회개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던 중, 목사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내게 큰 위로와 깨달음을 주었다. 목사님은 "하나님이 특별히 사용하시기를 원하시는 사람에게는 다윗처럼 고난을 허락하신다"라고 말씀하셨다. 다윗이 왕으로 기름 부음을 받은 후, 왕이 되기까지 광야를 떠돌며 사울의 추격을 피해 다녔던 시간은 단순히 사울의 악의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다윗을 연단하시고 준비시키시는 과정이었다. 다윗은 고난을 통해 왕으로서의 성품과 리더십을 배우고,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법을 익혔다.
성경을 통해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고난의 시기인지라 그 말씀을 듣고 내가 겪고 있는 고난의 의미를 다시 깨닫기 시작했다. 하나님께 “쓰임 받고 싶습니다”라고 간절히 부르짖었던 나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으셨고, 그 응답으로 나를 훈련시키고 계신다는 관점으로 나의 현재 상황을 보게 되었다. 하나님은 나를 연단하시고, 더 크고 선한 계획을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 고난을 허락하신 것이라고 말이다.
다윗뿐만 아니라, 요셉과 같은 성경의 인물들도 하나님의 큰 계획을 이루기 전에 고난을 겪었다. 요셉은 형제들에게 배신당해 애굽에 팔려갔고,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 모든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선한 계획이 이루어지는 도구로 쓰임 받았다. 욥은 의로운 사람이었지만, 극심한 고난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주권 속에서 결국 정금같이 나왔다고 고백했다. 바울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수많은 핍박과 고난을 감당해야 했다. 이들 모두가 고난을 통해 연단되고, 하나님의 일을 감당할 수 있는 도구로 준비되었다.
고난 없는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는지, 쓰임을 받고 싶다고 몸부림쳤는지 생각해 봄 직도 하다. 나는 적어도 그런 기도를 많이 하였다. 물론 남들처럼 하루 3시간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1시간씩은 하고 성경 말씀도 읽고 하면서 지난 몇 년을 보내었다. 간절함도 한몫을 한다고 한다. 처음에 나는 그냥 시간만 채우는 기도를 했다가 간절함으로 기도하라고 권면받았다. 그리고 간구한 이후에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리는 시간을 가질 것도 권면받았다. 처음에 나는 간구만 드리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하고 기도의 자리를 떠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아니, 처음 기도는 그런 식으로만 드렸다. 나중에 주님의 응답을 기다리는 시간을 가지라고 한 뒤에야, 주님께 간구한 후에 마음에 평안이 오거나, 찬양이 나오거나, 말씀의 한 구절이 떠오르거나, 입술에서 감사가 나올 때까지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것을 행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평안이 온 이후에라도 내가 마주하는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가 실제로 많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부터는 다르게 생각하리라. 고난을 주심에 감사하리라. 특별히 하나님께 헌신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고난을 통해 더욱 연단하시고 준비시키신다고 믿으리라. 내가 겪고 있는 고난은 하나님이 나를 벌하시거나 나를 버리신 것이 아니라, 나를 빚어 가시는 과정이라는 믿음으로 나아가리라. “하나님, 이 과정을 통해 더 큰 그릇으로 저를 빚어 주소서. 고난 중에도 주님을 찬양하며, 제 삶이 주님의 영광을 위해 쓰임 받게 하소서.”
나는 지금도 고난 속에 있지만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시며 나를 준비시키고 계심을 확신한다.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 (욥기 23:10) 이 말씀을 붙잡고 주님께서 주신 고난조차 감사함으로 받아들인다. 하나님께서 나를 쓰시기 위한 훈련의 시간을 주셨으니, 오늘도 기쁨으로 주님을 찬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