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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장탐구가 Jun 29. 2021

[직장 미생] 어른답게 말합니다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최소한의 말공부

한 회사에서 9년 차로 일하고 있습니다.

남들은 가끔 말합니다.

"이직하기 제일 좋을 때다"

"점프해서 몸 값을 높이는 것도 생각해봐"


틀린 말은 아닙니다.

이제 일도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짬(?) 인건 맞습니다.

눈칫밥도 적지 않게 먹어가며, 치고 나가야 할 때와 빠져야 할 때를 느낌적으로 판단합니다.

사회생활의 흐름을 조금은 터득한 시기겠지요.


하지만, 저는 사실 이직에  관심이 없습니다.

더 좋은 회사, 더 좋은 연봉, 다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것들을 더 얻기 위해 이직하는 것에는 큰 매력을 못 느낍니다.

왜냐하면, 회사는 인간관계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어디 가든 사람 때문에 힘들 것이고, 사람 때문에 행복할 것입니다. 일은 어떻게든 힘들어도 배워가면서 하면 됩니다. 하지만 사람은 내가 보기 싫다고 안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조금 더 높은 연봉, 조금 더 좋은 조건보다 내가 하고 있는 이 분야, 이 조직에서 인정받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일도 책임감 있게 잘하고 싶고, 무엇보다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상처 주는 선배의 말에 하루 종일 우울해보았고, 한없이 자존감이 떨어져 본 기억이 있습니다.

꼭 그렇게 심하게 말하지 않았어도 될 일을 왜 그렇게 표현했어야 했나 묻고 싶기도 했습니다.


회사는 냉정한 곳이라, 일을 잘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리더가 되는 것은 꼭 일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사람은 사람으로 움직입니다.

사람을 다루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말'이 핵심입니다.

나이만 들었다고 모두 어른이 아닙니다.

결국 행동하고 생각하는 대로 언행이 갖춰집니다.

얼마나 타인을 배려하고, 또 얼마나 생각하냐에 따라 말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말은 내뱉는 순간,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찰나의 중요성이 매우 큽니다. 가볍게 던진 말이 누구에게는 비수가 되어 날아가 꽂힙니다.


조금만 더 신중하게, 조금만 더 차분하게.

뜨겁진  않더라도 온화하고 미지근한.

노천탕에 들어와서 하늘을 보는 기분 같은.

그런 말을 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인상 깊은 내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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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구설수에 대처하는 궁극적 방법은 나를 돌아보는 것이다. 내가 지금 구설수에 오른다면 반드시 이유가 있다. 아니 땐 굴뚝에서는 연기가 나지 않는다. 내가 무언가 빌미를 주었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지위만 오르고 돈만 많아졌지 나는 이전 그대로인 것은 아닌지.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만족해야 하는데, 여전히 더 많은 것을 탐하고 있지는 않은지. 내가 이익을 볼 때 누군가는 손해를 봤을 텐데, 여기 오기까지 누군가를 서운하게 한 적은 없는지.



김대중 대통령이 그랬다. "대화의 요체는 말하는 수사학에 있지 않고 말을 듣는 심리학에 있다"


어제 뿌린 말의 씨앗이 오늘의 나를 만들고 오늘 뿌린 말의 씨앗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 말투는 나의 인격이며, 내일의 운명이기도 하다. 운명은 바꿀 수 있다.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 자기 딴에는 위로한다고 한 말이 상대에게는 비수가 되어 꽂힌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관계가 좋지 않거나 소원한 사람에게는 기대도 없다. 그가 어떤 말을 하건 별 관심이 없다. 문제는 친한 사람이다. 막역한 관계일수록 말조심해야 한다.


말은 내가 하는 것이니 내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말은 하지 않을 때까지만 내 것이다. 내뱉은 순간, 그 말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그때부터 말의 소유권은 들은 사람에게 옮아간다. 이 엄연한 사실만 잘 받아들여도 말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대상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것, 말하기에서는 무죄다.


신선한 제안과 현명한 답을 제시하려면 자신의 생각이 있어야 한다. 자기만의 견해, 해석, 관점이 필요하다. 조직과 사회와 역사의 발전방향에 부합하는 것이면 더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 스스로 꾸준히 공부하고 고민해야 한다.


때를 기다리라는 충고도 마찬가지다. 때는 기다린다고 오지 않는다.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여유 있게, 고상하게 해서도 안된다. 악착같이, 주도면밀하게 만들어야 생기는 게 기회다.


말로 흥한 자 말로 망한다고 하는데, 말을 안 할 순 없는 노릇이니, 살면서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것이 말로 인해 곤욕을 치르는 일 아닐까 싶다. 정신 바짝 차리고 말조심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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