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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미황 Oct 24. 2024

시골 생활에서 오는 소소한 즐거움

3m 칡을 캐다

시골 생활에서 소소한 즐거움​

아~! 칡 냄새 흙냄새가 이런 것이로구나!​


어느 날 집뒤 텃밭 언덕에서

3m 칡을 캤다.


우리 집 뒤 텃밭 언덕은 대나무와

몇 구루의 소나무, 상수리나무가

언덕의 터줏대감처럼 서 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칡넝쿨이

얽히고설켜 몇 년을 살아왔는지

대나무는 칡넝쿨에 휘둘려 죽어 가고

소나무도 칡넝쿨을 이겨내지 못하고

빨갛게 물들고 다.


언덕의 죽은 대나무 사이에 칡넝쿨의

굵은 줄기를 발견하고 줄기를 따라


시선이 멈춘 곳...



언덕 경사진 곳에 갈근이 흙 위로 뻗어

있지 않는가!


옆지기님이 곡괭이로 아주 쉽게

갈근을 캐내고 있다.

흙은 황토와 섞인 마사땅 이라고 한다..


*(아마도 수직으로 뿌리가 내렸다면

포클레인으로 파 냈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언덕의 경사가 비스듬 흘러

내리듯 해서 칡뿌리도 흙 표면 가까이

돌출되 있어서 쉽게 캐낼 수 있었다.)


캐내어 보니...



3m 나 되는 칡뿌리 오모나~!!!​

거기다가 한 뿌리 더 횡재했다.



'심 봤다!'


와~우!



족히 3m 되겠다.



" 햐! 흙냄새가 묻어나는


칡 냄새 좋다"



생애 처음 본 갈근이다~!



대전에 사는 친구 남편이 약사다

한방약재에도 관심이 많다.

한방약사 자격증도 있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친구에게 전화했다


친구가 보약이라고 너무 좋아해서

집에 놀러 오면 주겠노라 했다.


절반은 건조기에 말리고

반은 중탕으로 즙을 내기로 했다



사돈네도 주고

며느라도 주고

언니네도 주고


그리고,


즙을 내서 먹기로 했다.

씁쓸하고,  달큼하고 건강한

칡 냄새가  코끝에 와닿으니

기분이 좋았다.




승리의 V 좋아요~


칡 캐던 다음날


중탕집에 맡겨 즙을 짜서 비닐패치에


담아 그다음 날 찾아왔는데...


중탕집의 관리 부실로.


변질돼버린 칡즙... 쉰네가 났다.



칡 냄새가 싱싱하지 못하고 음용하기엔

너무 역겨워 먹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남기고 말았다.


하지만 절반은 건조한 갈근이 남아

있어 집에서 차로 끓여 먹고

있다.



칡에 대하여... <다음백과사전 발췌>​

한방에서는 뿌리를 갈근(葛根)이라는 약재로 쓰며, 발한·해열 등의 효과가 있어서 한의학에서는 감기에 대해서 갈근탕이라는 처방을 한다.


칡은 간에 좋으며 피로를 푸는데 효율적이다. 칡즙을 복용할 경우 한 달간 먹고 다시 한 달간 끊는 게 효율적인데 아무리 약이라도 몸에 좋다는 이유로 몸에 들이붓다 보면 간이 좋아지긴 하겠지만 반대로 간이 칡즙을 해독하지 못하고 영양분이 배출되거나 간이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


또한, 알코올 중독과 숙취 해소에 좋을 뿐 아니라, 에스트로겐 성분이 여성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며 칡에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안정시키고 고혈압을 낮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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