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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미황 Oct 06. 2024

자연에서 배운 인생 수업

도시에서의 삶/ 시골에서의 생활

   남편의 정년퇴직 이후 광양에서 강진으로

옮긴 지 일 년이 지났다.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마음도 점점 적응해 갔다.


일 년 살이가 지나고   또다시

봄날이 시작되었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꽃들이  눈을 뜨기

시작하니  바로  꽃들의 행진이 시작되었다.


마당가에 서있던 매화꽃이  토옥 ~ 눈을

뜨기 시작하고,  노란 왕관을  쓰고  활짝

웃는 수선화도  함께 봄날의 행진을 시작

하게 되었다.

행진이 시작되면  꽃들의 바통은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 겨울이  오고

산다화가 피어날 때까지 진행되었다.


나의 별명은  꽃님이다. 스스로 나에게

붙여준  이름이기도 하다.


도회지를 떠난 시골의  정원에선

꽃들의 사계를  바라볼 수 있고, 들녘 의

사계를 바라볼 수  있어 좋다.


동에서 뜨는  해님이 마당 가득 들어왔다가

감나무  가지 사이로 서서히 지나가며 홍시

처럼  붉게 물든 모습으로  주작산 마루에

걸려 있는 일몰의 느긋함을 볼 수 있어

다.




  도회지(광양)에서의  

해님은 아파트 지붕 위에서 떠올랐다가  옆동 아파트 

사이를 지나며 이내 빛을 잃어버린다.

햇빛은 빠르게 지나가고,

 일상에 붙잡혀  사는 나도 그냥   그렇게

루를 보냈다.


  " 아  ~!  정말   하루가 살같이 지나가네.'



약속도 많았다.  피아노, 오카리나도 해야 하고

배움의 열정 때문에 50대에 플루트를 독학

하기 시작했다.  도시에서 얻는 지적인

소유와  예능적  감성이라 할까?.


하지만 나의 열정이 이웃에게 불편을

주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것은 연습과정이 소음이 되었다.


전원생활에서의 시골은 밤낮으로

북 치고 장고 쳐도  피해가 되지 않아서

마음 편해서 좋다.


지칠 만큼 열심히 연습해도 부담 없어

좋았다.


  

   도시 아파트에서는  이웃을 조심하느라

발끝으로 사뿐사뿐 걸음을 걸어야 한다.

아파트에서 생활하니 편안해서

운동도 게을리했다


   어느 날  아파트 단지 산책로 해변길을  

걸었다. 다리에 힘이 없고 무릎이 자꾸

꺾이는 현상이 나타나 깜짝 놀랐다.

오금지가 당긴다. 기운이 없다.

준비 운동이나 스트레칭 없이

플루트를 연습하다 보니 왼쪽어깨에 탈이

붙었다.  


" 오~! 불쌍한 나의 어깨여~!"

깜짝 놀라 나의 속사람이 나의 몸을

알려준다




 "넌 다리의 근육도 힘이 빠지고 걷기에 불편을

느끼고  있어~"


'  아  ~!  아니야  , 이러면 안 돼~"


 "운동을 안 하면 안 하는 만큼 몸은 근력이

약해져 가는 거야"


그런데

일감이 없으면  허전하다.

쉴 새 없이 살아 낸다 고 해서  자랑일까?

몸을 돌보지 못했던  일 중독자?

그런 거였나?


   시골 전원생활에서의 나를 돌아보며

때를 기다렸다 때에 맞게 피어나는 꽃을

바라본다.  꽃이 좋아 그들을 바라보는 것도

나의 놀이요, 꽃밭의 잡초를 뽑는 것도

나의 놀이요 근력운동의 시긴이다..


시골 생활을 마악 시작할 때의 모습은

조급하고 불쑥불쑥 화도 잘 내던 내가

달라진다. 자연이 내게  사랑을 배우게

하고, 인내를 배우게 한다.


" 어여쁘다  제페란 테스야~"

" 향기로 사랑을 부르는 금목서야!"


자연은 때가 되어 꽃피고 열매 맺듯

전원에서의 나의 몸은 더 활기 있고

동적이다.

그랑 나랑  들길을 산책한다. 싸목싸목

  느린 걸음으로 여유를 부리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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