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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미황 Oct 27. 2024

시간을 거스리며/시골에서 찾는 인생의 순간들

산다화와 50대 부부 이웃과의 수다

애기동백  꽃(산다화)



 애기동백 ( 산다화) 보러 갈 수 있을까요?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 여보세요?"

당근마트에  기록된 정보를 보고

전화드렸습니다."


" 아~!  그러셨군요.

무슨 정보를 보셨을 까요?"


" 애기동백(산다화) 판매하신다고

해서 전화드렸습니다."


" 아~!  그러셨군요  "


 당근마트에 애기동백(산다화)판매

 한 지 몇 개월이 지났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지만  남겨진

기록을 보고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니

기록의 중요성을 더욱

느끼게 된다.



울산에서 이웃 해남으로 귀촌하신

50대 후반 부부가 아침 일찍 우리 집을

방문했다.( 애기동백 나무 선보러 )


나무 보러 왔으니 나무만 보고 가겠지 하고

싱크대 앞에서 아침 설거지를 마치고

당일 아침 산책길에서 주어온 알밤을

냄비에 담아 하이라이트에

올려  삶고 있었다.



갑자기  나를 부르는 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  어디 있어요 ~~!"

"  네~!`   여기  주방에 있어요! "


대답하기가 바쁘게 현관 문쪽으로 나갔다.


"  여보 ~!  오신 부부 손님 차 대접을 해야

겠는데...    안으로 좀 모셔야

할 것 같아요"


"지금 거실은 몇 날 며칠 정리 정돈이

안되어 피난촌 같은데

어떻게 해요."


이런 황당할 때가 있나,  마음이 조급해져

대충 거실 바닥에 널브러 져 있는 것들을 후다닥 치우려고 하는데...


앗~!  마음만 바빴지  치우기도 전 엉거주춤

폼만 잡고 말았다. 벌써 도란거리는

목소리가 현관문 앞에서 들려왔다.


"으이쿠 ~! 좀 어질러 있으면 어쩔리요

사전 약속 없이 찾아오셨으니 이 모습

이대로 그냥  부딪혀 보는 거야"


갑자기 없던 넉살이 입술에서

터져 나왔다.

나이 값이라 생각한다.


" 아휴 ~! 잘 오셨어요."

 

 "우리 집 거실은 지금 가을이 들어와

너절합니다."


" 아휴 ~ 별말씀을 농촌 시골에 살면

다 그렇지요. 저희 집도 그래요."


어질러 놓은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는

그녀가 맘에 들었다.

그러나 한쪽에 알밤을 까느라  나와 있는 그릇 하며, 가지 말랭이,  베란다에

건고추가 늘어져 있고  거실 한쪽엔

악보, 보면대, 악기 가방이며

이런저런 것들이 내 시선에 못마땅했다.



  50대 부부는 몸집이 마른 형이었다

인상이 해 보여서 좋았다.

목소리도 친근감 있고 특히 마음결이

예쁘게 느껴졌다.


주전자에 끓는 물로 유자차를  만들었다.

방금 삶은 알밤을 꺼내놓고 집뒤

배나무에서 따온 배를 깎아 찻상에 올렸다.


" 어머!  알 밤이 너어무 맛있어요."

배도 맛있네요.  집에 배나무도 있군요.

 저희 집엔 나무가 없어요.  이제 한

그루씩 심어 가고 있어요."


시골에서 살아보니 텃밭에서 얻는 풍요와 몇 그루의 과실 수에서 얻을 수 있는 여유러움이 있어 좋다. 마트에 자주 안 가도 자급자족

할 수 있는 장점이 되기도 하다.


젊은 50대 부부와 장년 70대 부부가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앉자마자

귀촌하기 전  한 달 살아보기 이야기부터

남편을 향한  자랑 같은 흉, 흉 같은

자랑을 하면서 서로 배꼽을 잡았다.


"역시 수다의 왕은 여자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 몽땅 쏟아 놓는

50대 주부를 응원했다.


"  아 ~!  맞아요 내가 하고 싶은 말

대신해 주는군요.

네 ~  더 얘기하셔도 돼요" ㅎㅎ


그녀는 농촌 한 달 살기 체험 후 마을 인심이 너무 좋고 집터가 맘에 들어 노후된 한옥

기와집을 사서  24년 2월에 귀촌했다고

한다,  마을 이장님과 마을 주민들이

 너무 좋다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을 다.


젊은 부부는 사람을 섬길 줄 알고 섬김을

받을 줄 아는 현명하고 혜로운 부부임을 직감했다.  이웃들과의 관계가 매우 도탑고 신실하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퇴직하고 함께 지내는 시간 '


그녀는 남편이 직장을 퇴직하고 귀촌하면서

부터 하루 종일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대화할 때나  소소한 일상에서

티격태격 다투는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 맞아요~ 우리도 그래요."


그녀는,

작장으로  출근할 때는 종일 떨어져 있다가

밤에 만 보니 싸울 일이 별로 없었지만 퇴직 

후는 코를 맞대고 살다보니 안 보이던 게

보이고, 보이던 것은 가려지고 매사에  생각의 차이 때문에 서로 부딪히는 일이 빈번하다고 한다.


" 네 ~  그렇지요."


우리도 귀향 처음에는  '꽃이다'  ' 풀이다' 하면서 서로 티격대격  했어요.

지금은 영역이 확실히 정해져 있어서

다툴 일이

점점 줄어들게 되더라고요."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 밥 먹고 나면 잊어버리니까 살아지게 된다고 서로 약속

하듯이 장단을 척척 맞추며

수다를 떨었다


그녀 왈

"밥 짓기도 서로 나눠서 일주일에

3번씩 하기로 하고 귀촌했어요.

그런데요. 취사 당번 날이 되면

라면, 짜파게티, 컵라면만 끓여줘요.

김치를 먹는데도 새김치로

꺼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


그녀는 그녀의 남편과 동등한 관계로

귀촌생활을 하고 싶었나 보다.

특히 남편이  식사 당번 때 기대 했는데

원하고 바라는 만큼 기대치에 이르지

못한 아쉬움이  컸던 모양이다


그녀 왈

"그런데다 퇴직하고 나니 완전

3 식이잖아요"


 그녀남편분과  우리 님은  마냥 소리

없이 앞니만 드러내고 말이 없다.


우리 님 왈

" 아니요~ 뭘 할 줄 알아야 밥상을 차리지요.

모르니까  못하는 거지요"


우리 님은 은근 그녀의 남편을

두둔해 다.


남성도 여성도 모두가 사람 나름이다.

아내보다 훨씬 요리를 잘한 사람도 있다.

그런데 아내를 위한 밥상은 차릴 줄

모른단다.


" 아 그렇군요.  몰라서 못하는 거군요."



 40년을 해준 밥만 받아먹고살았으니

그렇겠네요..


'식사 준비 때 때론 함께하면 좋겠어요.'


작년 여름 조리대 앞에 서기만 하면

가슴 답답증이  나타났다.

"공황장애인가?"

 "숨 막혀 죽을 것 같에.."


 약한제 먹어 보자는 남편의 권유에  한의사님이 계신  한방병원으로 함께

내원 진료를 받으러 갔다.


진료를 마친 다음 한의사님과 대화의

시간을 갖었다.  한의사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  


"  시미황님은 보약 드실 필요가 없으십니다."  


" 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왜 그러는 걸까요?"


남편의 질문을 뒤로하고 한의사님은 차분히

입을 떼셨다.

그와 난 한의사님께 집중하였다. 무슨 말을 하실지 호기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런데 한의사님은  당신의 이야기를 꺼내어 

들려주신다.


" 우리 집사람은요 저 아침밥 안 차려 줍니다.

처음엔 스트레스받았습니다.

힘들었지요. 그런데 한참 후에 서로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종달새 형이고,

우리 집사람은 저녁에  밤잠이 없는 올빼미형입니다."


한의사 선생님은 때에  당신 스스로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로 삼았다고

말씀하셨다.


"아침밥은 제 스스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야채나 과일좋아하니  아침은 간편하챙겨

먹고, 아내는 10시에 일어나 11시에  아점 겸 점심을 지어 저랑 함께 먹습니다.

 그 대신  설거지는 제가 합니다."


그리고 저녁 식사는 아내가 준비한다고 하니

참 공평하고 평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부럽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부부도 있구나"  찬해 주고 싶었다.


" 시미황님도 이 기회에 자신을 업그레이드하십시오."


한의사님의 말씀이 옳았다.

'더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길 수 있다'

상대에 대한 마음이 더 너그러운

자가 돼라는 말씀으로 들렸다.


한의사님이 그 아내를 이해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업그레이드시키듯

나도 한의사님이 아내를 대하는

마음처럼  남편에게  불평하는 마음

내려놓 더, '' 다움을 찾는 기회로

삼게 되었다.


40 수 년을 그렇게 살아왔고  그게 당연한데

어떻게 그 태도와 습관을 물리적으로 단번에

바꿀 수 있겠는가.!

하루아침에 손바닥 듯이 될 일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생각을 바꾸면 된다.

내가  바뀌면 된다.

두 사람 중 한 사람, 포용력의 방법을

알고 실천할 수 있는 마음 가짐이 되었다면

그로 인해 가족이  살아난다.


안 하는 게 아나라 몰라서 못하고, 할 수

없다면 바꿀 수 없고, 바뀔 수 없다면 내가

바뀌면 된다.


" 50대 여사님 할 수 있는 한 우리가

먼저 깨어 시다."


"수십 년을 그리 살아왔는데 어찌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있겠습니까."


"때를 기다리며 살아 가요"


"다만 건강하게 살아요.

'건강하게 살면서 대접할 수 있는 것이

더 복된 삶이라 생각해요"


아파서 얻어먹는 것보다

건강해서 가족을 섬길  수 있는

것이 복이라고 생각한다.


귀촌해서  시골살이의  경험담을 주거니

받거니 수다 떨다 , 시간이 흘러간 줄 

모르게  흘렀다.



50대 젊은 부부는  승용차를

타고 왔다. 승용차 안에 갈색 푸들이

있었다 유기견을 데려와  키운다고

하였다. 우리 집 마당냥이 들도 귀엽다고

한다. 두 마리 데려다 키우라고 했더니

푸들이 있어 안된다고 한다.


귀촌한 50대 부부는 해남으로

놀러 오라고 한다.

아마릴리스와, 제페란 테스를

선물하기로 했다.


50대 부부는 연락처를 남기고 떠났다.


애기동백

금목서 한 주

11월 달에 옮겨 가기로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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