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연애 시작부터 장거리(베트남보다 먼 타국-한국) 였기 때문에 사실 함께 뭔가를 많이 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코로나로 2년 넘게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사이^^;) 남편이 베트남으로 오고 나도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서로를 잘 알지 못한 채(?) 바로 결혼을 했고 그제야 서로를 알아가고 함께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남편 일이 주말과 공휴일에 쉬는 직업이 아니라서 주말과 공휴일만 쉬는 나와는 시간이 맞지 않아 여행이나 온전히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기는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
아기가 쉽게 생기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누가 대신 키워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둘만의 시간을 먼저 충분히 보내며 서로를 알아가고 부모가 될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갖고 싶었고, 그렇기에 이런 마음조차 교만인걸 알지만 철저히 임신을 피해왔다.
그러다 내가 하던 일을 마치게 되고 남편 휴가 때마다 온전히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면서 일을 쉰 지 반년이 지난, 작년 여름 무렵부터 이제는 우리에게 아기가 생겨도 괜찮긴 하겠다!라는 생각을 우리 부부는 자연스레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아직 이곳저곳 좀 더 다니고 싶던 마음, 가족 일로 여러 차례 한국을 오가며 바빴던 일정, 이사, 코로나 감염, 비자문제 등으로 임신에 신경을 쓰진 않다가 올해 2월에 비자 갱신을 위해 베트남을 나갔다가 들어오면서 우리 부부는 이제는 아기가 생겨도 정말 미련이 없을 것 같아, 아기를 진짜 가져보자!라고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ㅎㅎ
계획은 6개월 정도 시도해 보고 안되면 올해 하반기 즈음 한국에 들어가서 산전검사를 받아 볼 생각이었는데, 감사하게도 바로 아기가 찾아와 주었다..!
3월 어느 날 '에이, 설마' 하면서 임신테스트기를 한 후 손을 씻으며 힐끗 보니 두줄이..! 당황+놀람에 임신테스트기를 들고 남편에게 보여줬는데 남편은 한참을 뚫어져라 보더니 '이게 뭐야?'라고 해서 더 당황스러웠던 기억;
임신테스트기라고 말해주니 남편도 당황했는지 '근데 확실한 건 아니지? 병원에 가봐야 하지?'라고 말해서 나도 '응 그렇지' 하고 그렇게 둘 다 기쁨도 감동도 없이 물음표 백만 개만 단 채 흐지부지 허무하게 하루를 보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아쉽기도 하다..
앞으로는 베트남 산부인과 진료 이야기와 베트남에서의 출산 준비과정을 기록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