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02.
친정엄마와 함께 하는 길 2025.10.23. 방문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졌다.
가을을 느끼지도 못한 채 겨울이 올 것만 같았다.
갑자기 마음이 바빠져 친정엄마와 약속을 잡았다. 오늘은 날이 아주 상쾌했다. 순례길에 딱 좋은 날이다.
요즘 부쩍 날씨가 쌀쌀해져서 걱정했지만 오늘만은 기분 좋아지는 날이 허락된 것만 같았다.
친정엄마와는 3호선 안국역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처음부터 친정엄마와 경복궁 돌담길을 함께 걸을 요량으로 일찍부터 약속시간을 정했다.
우리는 오전 10시 30분에 만나기로 하였다.
1시간이 넘도록 지하철에 몸을 실어야 하는 여정이 친정엄마는 조금 힘들었다 했다.
살이 빠지면서 딱딱한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것 또한 힘들어하신다. 지하철 자석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 약속시간에 늦지 않게 친정엄마는 먼저 도착해 있었다.
우리는 바로 지상으로 올라와 우선적으로 성당으로 가는 길을 지도 앱에서 검색하였다.
다행히 안국역에서 가회동성당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 위치에 있었다.
성당으로 가는 길목길목이 예뻤다.
이것저것 한국적인 소품을 파는 자그마한 가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옹기종기 손님들이 모여있는 모습에 정겨움들이 묻어나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약간의 오르막길을 산책하듯 걸었다. 기와지붕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고
그 풍경을 즐기며 걷다 보니 성당 앞에 다 다를 수 있었다.
스탬프 도장을 찍는 공간이 성당 입구 바로 앞에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는 먼저 스탬프 도장을 찍고 성당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가방 안에 정성스레 있던 성지순례 책자를 꺼내 들었다.
네모 반듯한 모양의 스탬프 도장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도장을 찍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성 김대건 안드레아 순교자 동상이 반겨 주었다.
우리는 그 앞에 서서 사진을 찍으려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천주교 신자 한 분이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우리의 모습을 담아 주셨다.
너무 예쁘게 나온 사진을 보니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정말 감사할 일이었다.
성당 내부도 함께 보고 싶었지만 굳건히 닫혀 있어서 우리는 성당의 외부모습을 많이 눈에 담게 되었다.
성모마리아상에서 사진도 찍으며 잠시 앉아 바람도 느끼게 되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을 공간에 머물며 흘려보내고 조용히 나왔다.
우리는 다음 일정으로 발길을 옮겼다. 특별한 일정은 아니었지만 경복궁 돌담길을 걷기로 하였다.
경복궁으로 가는 길목은 상당히 좁았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함께 공존해 있었다.
친정엄마의 걸음이 조금은 걱정이 되어 아주 천천히 걷게 되었다.
옛 모습이 그대로 남은 공간도 발견하곤 하였다. 친정엄마는 지난 어린 시절이 떠올랐나 보다.
연거푸 ‘’나 어릴 적에 ~ ” 이란 말을 하였다.
친정엄마의 추억이 소환된 길을 함께 걸을 수 있어 나 또한 가슴 한편이 몽글몽글해져 왔다.
경복궁 돌담길은 그 어떤 장식을 해 놓은 것도 없었고 화려한 색이 입혀진 것도 아닌
그 자체만으로 멋을 부리고 있었다.
그 수많은 억겁의 시간 동안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온 모습에 나도 모르게 계속 만지작 거리게 되었다.
우리는 그렇게 한참을 걸어 경복궁역까지 도착하였다.
돌담길을 걷는 내내 우리는 함께 손을 잡으며 걸었다.
친정엄마의 손은 차디찼다. 뜨거운 나의 손안에 작아진 친정엄마의 손이 들어왔다.
한참을 그렇게 걸으니 친정엄마는 허기진다 하였다.
차디차진 손을 녹일 뜨끈한 국물요리를 먹기로 하였다.
근처 손만두집에 가서 만둣국으로 몸을 녹였다.
많이 걸음을 걸은 덕인지 친정엄마는 여느 때보다 든든히 배를 채웠다.
두 번째 성지순례길이 더없이 풍요로웠다.
[순례를 마치며]
두 번째 성지순례 길이다.
친정엄마와 경복궁 돌담길을 순례길 삼아
원 없이 걷고 또 걸었다. 다리가 몹시도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