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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생각

by 이현지

시답잖은 농담으로 낄낄대면서도 늘 딴생각했다.


언제 끝나지?


위인은커녕 제대로 된 부속이 되지 못한다면, 이렇게 계속 쪽팔린 인생을 살아야 한다면 일단 여기서 끝나는 것이 옳다 생각했다.


별의미가 없지 않은가.


그러다 망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신이 있다. 이 쪽팔린 인생의 진창에 신이 있다. 신은 진창 속에만 있다.


가령 이런 거다. 시험을 붙게 해주는 신이 아니라 시험에 떨어뜨리는 신이 있다.


시험시험.. 제발 시험.. 하며 신에게 머리 조아리며 빈다면 신은 시험에 떨어뜨려준다. 그게 은혜다.


시답잖은 농담 같은 상상을 하며 그게 작업이라고 망상을 하며 낄낄대면서도 계속 딴생각을 하는 거다.


근데 이거 다 언제 끝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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