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다란 차사이를 겨우 비집고 들어갔다.
평소같으면 직진신호를 기다렸다 앞차가 출발하면 갈 우회전길인데,
뒷차의 빵빵거림에 몇센치 남짓의 간격으로 통과하고는 ‘아 요즘 큰차도 운전 많이했다고 실력이 좀 늘었네’하고 내심 으쓱했다.
그러나 우회전하려는 길에 직진 신호가 떨어졌다.
나는 왜 굳이 기를 쓰고 좁은 틈을 비집고 왔나.
이제 직진차선이 좀 여유로워지고 저 차만 가고 출발해야지 하며 여유있게 오고있는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데 또 뒷차가 빵-----하고 길게 클락션을 울렸다.
난 바로 좌회전이라 1차선으로 들어가야하는데 싶으면서도 그래 저정도는 갈 수 있지싶은 마음이 동시에 들며 반사적으로 차를 출발시켰다.
결국 그사이 가깝게 다가온 직진차량의 클락션소리도 듣고 말았다.
내 뒤에 있던 차는 자기만 가면 그만이라는듯 소란스러운 우릴 두고 유유히 1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했다.
뭐야 어이가 없네.
나는 뒷차가 유유히 지나가는걸 보며 허탈하기도 했지만
제일 큰 화는 뒷차가 빵빵거리던 말던 신경안쓰고 평소 내스타일대로 운전하지 않은 나에게 있었다.
나는 그저 나답게 살아야지.
진짜 나 왜그랬나. 이불킥 각.
누가 뭐라건 흔들리지말자
나는 나야
나다운걸 놓치지말자
다시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