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에 다시 찾아올 용기
띵동-
일층에서 탄 엘레베이터는 곧 지하 일층에 도착했다.
하루를 느슨하게 보내다가 느지막한 오후 옮긴 내 발걸음.
열린 엘레베이터 사이를 훅 뚫고 들어오는 미약한 소독약 냄새와 후덥하고 꿉꿉한 이 느낌.
냄새로 기억하는 공간.
곧이어 넓은 유리창을 따라 시선이 옮겨간다.
잔뜩 낀 습기 너머로 뿌옇게 보이는 수영하는 아이들.
그 속 어딘가에 엄마를 찾고 있을 나의 아이.
나는 평소와 같이 능숙하게 유리문 앞 빈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오랜만에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할 소중한 책과 함께.
나의 시선은 빠르게 아이를 찾고 있다.
아마 아이 또한 그럴테지-
이내 마주치는 두 눈.
그리고 환하게 웃어보이는 둘.
나에게는 꿉꿉한 냄새와 함께하는 소중한 기억이 있다.
미약하지만 기록을 해야겠다.
나는 결국 언젠간 열겠지만, 언제라도 열리지 않을 브런치스토리를 열었다.
오랜만이지 만나서 반가워-
오랜만이지만 다시 올 수 있어 행복해-
순간을 냄새로 기억한다는 건 참 좋은일이다.
다 담을 수 있을까 싶었던 순간의 기억들도
이런 일이 있었나 싶게 잊혀졌다가
어느날 갑자기 원래도 선명했던것처럼 다시 꺼내어진다.
익숙함 속에서 찾는 소중한 일상.
그 순간순간을 기록하는건 참 멋진일이다.
다시 찾아올 용기를 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