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탈출가 하루살이
난 오늘도 탈출에 실패했다.
직장에서의 촉박함 속에 늘 허덕이며 하루 간당간당
버티는 것도 언제쯤이면 끝 날 수 있을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 할 수 있는 곳이 어딨는지 내가 찾고자 하는 비상구가 어디에 있는지
머릿속으로 떠올려 봐도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
내 유일한 현실적인 탈출구는 연차였다.
최근에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분명 재밌고 좋은 기억들인데 한편으로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현실이
처참했다.
다음날 한국에 도착했을 때, 무슨 일이 터지진 않을지
내가 어떤 사고를 치진 않았을까 맘 조리는 순간들이 있었다.
강을 보며 멍을 때리는 잠깐의
순간이 힐링이었다.
저녁노을이 지고 핑크빛 예쁜 노을로 물들여지는 하늘에 닿고 싶었다.
찰나의 순간이 지나고 안타깝게도 내가 예상했던
상상만으로 바라지 않았던 일들이 펼쳐졌다.
도착하고 회사로 간 순간 모두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나름 실수라고 해두자
면담을 가지고 다시 현실이구나 하며 새장 속에 갇힌 기분이 저절로 들었다.
앨범을 보는 것이 요새 내 유일한 탈출구이다.
날 반겨주던 자연도 그때 마셨던 커피도 이젠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으니까
면담이 끝나고 골똘하게 생각했다.
과연 나에게 맞는 길은 이 길이 끝일까?
내 잠재적 가능성을 믿으며 나아가기엔 아직
탈출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
그 길 끝이 험난할지라도 난 계속해서
끊임없이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