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새우는 이들은 새벽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통발처럼 시간의 바다에 몸을 던져 넣고
한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칠흑 같은 어둠에 나를 던진 것은
내 안에 무언가를 담으려 함이 아니었다
기대가 파도에 갇혀 숨 쉴 수 없어
자맥질하듯 찰나의 시간만큼 하늘을 갖는 것이다
미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잘못이 있었다고 다짐되었으면 좋겠다
그립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화 같은 우연을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스칠 때의 나의 모습을 생각하며 표정연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의도를 벗어난 생각은 섬이 되고
육지를 그리는 갈매기가 된다
하루에 두 번만, 내 생각이 그에게 닿고
다시 나는 바다를 받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