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느긋한 성격은 아니다.
청개구리처럼 빨리빨리 하라면 왠지 더 하기 싫었다.
안 하면 혼나니까 일부러 천천히 했다.
그 속도를 눈치채지 못하게 점점 더 천천히.
반항심에 시작된 느림의 이야기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느린 꼴을 못 본다.
"빨리 좀 해.
아휴 답답해."
느린 사람이 급한 사람에게 천천히 하라고 강요하는 건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천성이 느긋하고 느린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느림을 추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마음이 시키는 조급증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은 느린 게 아니니 몸을 제어해야 하는 일이다.
10년쯤 반항심을 양분으로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하다 보니 조급증이라는 건 희미해졌고, 느림이 좋아졌다.
속도는 자신이 제어하는 만큼만 내는 것이 좋다.
급한 속도는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느림을 알게 될수록 좋은 점이 참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