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찬 Nov 09. 2024

*입양

멕스웰 몰츠의 성공체험; 자아를 깨워라

입양

        우리 집 아래동네에 스웨덴에 온 가정이 있었다. 아빠가 체이스 뱅크를 다닌다는 친군데 집에 가면 말도 별로 없고, 매일 집안 수리를 하는 것이었다. 내 그 집에 처음 갔을 땐  그 사람 이 집에서 고용한 잡부가 있는 줄 알았다. 이 사람이 집주인인데, 잘 나타내지 않은 성격 때문에 처음엔 무척  서먹했었다. 어느 날 초댈 해서 갔는데 다른 많은 사람도 이미 와있었다. 아마 회사 직원들을 초대하고, 나를 비롯해서 동네 지인들도 몇몇 부른 것 같았다. 근데 이 친구가 체이스은행 본점장인걸 그때 알았다. 내가 보기엔 잡부처럼 보였는데 그날은 정장을 하니 좀 은행장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의 와이프는 리나라고 불렸은데, 큰 키에 금발에 할리우드 배우처럼 뺨치게 생겼는데, 이 여자 성격이 너무 좋았다. 이 여잔 자기 아이들 생일 파틸 하면 날 꼭 불러서 애들하고 놀아주길 원했다.  동네애들을 초대한 생일 파티에도 그 남편은 집안 수리일 하고 있었던 걸로 생각된다. 난 애들하고 잘 노는 성격이고, 그 애들도 날 좋아했다. 그 사람네 딸이 셋 있었는데 중간에 있는 애가 이 우리 작은 애랑 동갑인 알렉스였다. 우린 작은 아이랑 너무 절찬한 친구여서 항상 붙어 다녔다. 근데, 이앤 내 말로 표현하자만 살아있는 인형이었다. 어쩜 요~ 어린 게 이쁘고 성격도 좋은지? 하여간 엄마의 장점과 아빠의 장점을 아주 골골로 닮은 아이가 나온 것이었다. 그 아이 얼굴을 자세히 보면 하얀 피부에 파란 수정 두 개와 그리곤, 까만 콧구멍 두 개가 뽕! 뽕!  뚫어 놓은 것 같았다. 물론 우리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 이쁘지만, 우리 애 빼고 그다음은 이 애였다.  이 아이는 우리 작은 애 하고 국민부터 중학교까지 전교를 휩쓴 거였다. 그래서 최우수 교장상은 한 번은 우리 애가 또 한 번은 알렉스가 왔다 갔다 받는 거였다. 그러다 바로 고등학교 가면서 우리 애는 남쪽, 그 앤 북쪽 있는 학교로 갈라섰다. 왜냐하면 윗, 아래 동네가 고교 학군이 달랐다. 그 집엔 그 아이엄마에 엄마 그러니까, 알렉스의  외할머니가 같이 살았는데, 이 할머닌 꼭 나만 보면 한 번도 잊지 않고 홀트아동복지에서 한국 아아들이 스웨덴에 많아 입양된단 말을 단 한 번도 꼭 빼질 한다. 어찌나 동일한 문자를 동일하게 구사하는지 아마 약간의 치매일 가능성 높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 외람되지만, 난 그렇게 해서라도 아이들이 좋은 부모를 찾아가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아이들은 장래를 얻고, 입양한 부모는 그 아이들에게서 받을 수 있는 행복을  공유할 수 있다면 이건 창피한 게 아니라고 좋은 일이라 생각해었다. 스티브 잡스도 입양아였지 않은가? 그러니 이 정신이 왔다 갔다 하는 할멈의 말에 나가 동요될 일이 없어서 개의치 않았다. 이런 말을 들을 때면 결국 이 할머닌 또 자기 나라가 한국보다 조금 낫다란 말을 하고 싶은 뿐이라는 정도만 생각했. 어째든가 오늘도 또 그 홀트 아동 복지 얘기다. 
         그 이쁘고 착한 알렉스(Alex)가 고등학굘 가더니 다 큰 처녀가 된 거다. 미스에메리카에 나가도 손색이 없었다. 키만 해도 175세 티가 넘어 있었다. 부모 입장이 되어서 어찌 외모만을 설명하겠는가? 마는 하여튼 무진장 이쁘고 구등신에 늘씬한 처녀가 된 것이었다. 근데 고등학교 때 남자 친구가 생겼는데 이게 한국 남자아이였다. 이 사내아이도 좀 생겼다지만 알렉스가 조금 더 아까울
 정도였다. 어쨌든 두 사이는 점점 친해져 갔고, 학교에서 점심시간이면, 같은 테이블에서 같이 식사는 정도였고, 데이트도 가혹했던 모양이었다. 근데 문제는 사귄다는 사실을 남자 친구의  엄마가 알게 된 거였다. 한국 엄마는 대부분 이런 류에 무척 예민하고 극단적이다. 이 남자아이 엄마는 하나밖에 자기 아들이 어디 여시 같은 게 꼬뜨질 해가지고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무죄인 자기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이 생전 알지 못하는 머리 노란 이 계집애를 띠어 놓아야, 그 착한 순둥 아들이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어느 날  하던  일을 남편에게 맡기고 – 아마 세탁소를 운영했던 것 같았다 – 붉은 악마 모잘 잔뜩 힘 있게 눌러쓰고 학교를  쳐들어간 거였다. 그때가 때마침 학교 점심시간이라서 애들이 카페테리아에 모여 식사하고 있었고, 알렉스도 이 남자애랑 같은 테이블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언어가 딸리는 이 엄마가 들어서자마자 애들이 보는 앞에서 다짜고짜 알렉스를 망신을 시킨 거였다. 말이 안 통하니 울며 불며 한국말, 미국말 반반씩 비빔밥 섞듯이 소릴 질러 댔다. 아예 바닥에 주져 앉아 땅을 치면 날리법석을 부렸고, 이 엄마는 학교 경비한테까지도 막무간 내로 억척스러웠다. 그 주 이후로 페북에 인스티그램에, 스냅 샷등 모든 SNS에서 이 동네 일위 관심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당시 회사에 있던 나조차 알게 된 것이다. 어쨌든 그 큰 사건 있은 후 둘은 서로 서먹 서먹 해 질 수밖에 없었다. 그 고교 졸업 후 남자아이 결국 아이비리스 떨어졌고, 알렉스는 유명대학을 가족특혜 – 유명 대학은 가족 특례로 입학시킨다. 공교롭게 그 잡부였던 아빠가 명문 컬럼비아대학 출신이었다 - 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작은애가 갑자기 방문을 차고 들어오면서
 
        "아빠 아빠"
 
        "알렉스 말이야"
 
        "어느 알렉스"
 우리는 알렉스가 둘이 있었다.
 하나는 알렉스 비어, 스웬덴 아이고 또는 하난 알렉스 코어 유태인  알렉스가 있었다.

        "맥주 알렉스( Beer Alex)"

우린 편하게 스웨덴 알렉스를 맥주 알렉스이라고 했다.  발음도 비슷했다.
 
        "알렉스가 텍스를 보냈는데…….."
 
        "근데?"
 
        "새 남자 친구 새긴데"
 
        "근데"
 
        "그 애가…. 한 구애래?"

        "뭐"

        "한 구~ㄱ"
 
        "어 ~ 또"
 
        "근데 그 남자의 부모가 모두 독일사람이래~"
 
        "무슨 말이야"
 
        "엄마 아빠 한국사람 아니래"
 
        "응~ 알겠다. 무슨 말인지"

알렉스가 유명대학에서 다시 새기게 된 새 애인은 독일 사람이 입양한 한국아이였다.
 
        "알렉슨 우리랑 같이 자라서 동양사람이 편하데."
 
        "야~ 근데 누가 걱정된다"
 
        "누가"
 
        "누군 누구"

        "누구냐고?"
 
        "개 할머니지"
 
        "할머니! 그 할머닌 좋은 사람이야"
 그렇다. 할머니는 애들한테 잘하는 사람이었다. 우리 애들이 가면 꼭 주머니에서 좋은 쵸코렛을 하나씩 빼서 작은 애에게 하나, 또 큰애에게도 하나씩 골고루 입에 물려주곤 했었다. 그런데 그 할머니가 새로 새기는 아이가  홀트아동 복지란 걸 알면 어떻게 반응할지? 애들의 공은 축구공 같아서 튀은 방향을  알겠는데, 늘 어른공은  럭비공 같아서 어느 쪽으로 튈지? 아무도 모르는 거였다. 어쨌든 착한 알렉스는 얼굴이 그리 이쁘고 키도 크고,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너무 좋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고난이 많다. 

 

작가의 이전글 *켄터키의 베니슨(Venisio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