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진심으로 나라는 사람을 궁금해하기만 하면 나는 수치심과 뒷일 따위 생각할 겨를 없이 전부 내보일 거예요.
내가 몰랐던 내 모습부터 밑바닥까지.
나의 가장 유치한 모습과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는 모순의 순간마저 꾸밈없이 그대로.
나를 조각내고 해체해서 구석구석 빠짐없이 전시할 수 있어요. 아주 작은 요청으로도, 기쁘게.
고름과 염증을 안고 겹겹이 채워진 살을 갈라 단면을 보여줄게요. 거미줄이 쳐진 상처에 손을 깊숙이 넣어 이리저리 헤집을 거예요.
형편없는 고름과 염증, 그 아래 볼품없는 작은 상처에 만약 당신이 실망하고 비웃는대도.
혹은 이런 내가 부담스럽거나 더 이상 아무런 관심이 없대도. 그래서 내가 아프고 상처받는다고 해도 나는 기꺼이 나를 드러낼 거예요.
단지 당신이 나에게 찰나의 애정 어린 호기심을 보여주었기에.
2023.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