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3번, 3단계 30분 글쓰기 - 모으고, 뽑고, 다듬고, 빼기!
[지난 줄거리]
하루에 한 개 이상의 글을 발행하고, 그 글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까지 하고 계신 분들이 세상 존경스러운 生초보 토리 작가. 글쓰기 기초 체력은 아직도 향상되지 않아서 조금만 쓰다 보면 헉헉ㅠ, 힘이 든다.
막상 글을 쓰기 시작하면 주제와는 멀어지고 아무말대잔치를 벌이면서 삼천포에서 스위밍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 일쑤! 오늘은 몇 시간이 지나도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시간제한 글쓰기에 돌입한다는데... 과연 올 해가 가기 전에 10편 이상의 글을 발행하고 글근육을 키울 수 있을지,
초보 작가의 현재 진행형 글쓰기ing, 지금 시작합니다.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초보 작가 여러분!
1주일 동안 몇 편의 글을 쓰셨나요? 저는 당최 몇 시간을 붙들고 있어도 글이 잘 써지지 않아서, 시간을 정해 놓고 <30분 안에 글쓰기 훈련>을 해보았습니다. 10분×3번, 3단계를 정하고 글쓰기 훈련 과정을 통해, 결과적으로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되었는지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들도 때로는 이런 훈련이나 시도를 통해 자신의 글쓰기 패턴을 만들어 가시는 것은 어떨까요? 자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 모으는 단계입니다. 1단계에서는 어떻게든 글 쓸 거리를 모아야 합니다. 따라서 다양한 발상을 거르지 않고, 쓸어 담아서 모으는 것이 핵심입니다. 10분이라는 시간은 글쓰기가 숙련되지 않은 저와 같은 生초보에게는 굉장히 짧은 시간입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미션을 부과했습니다.
첫 단계에서는 위와 같은 미션을 주고 브레인스토밍이나 자유연상 등의 기법에 가깝게 그야말로 아무말대잔치를 벌이게 그냥 둡니다. 어법에도 신경 쓰지 말고 고치지도 말고 그냥 타임아웃이 될 때까지 써 내려가 봅니다. 인터넷 들어가서 뒤적거리거나 평소에 어딘가에 적어 두었던 좋은 멘트 등을 찾을 시간도 없습니다. 시간이 종료되면 일단 바로 멈춥니다. 저의 경우 다음과 같은 글이 써져 있더군요.
1단계에서 실제 10분 동안 작성한 글 :
가제목 : 속고 속일 시간에 일단 쓰기 시작한 글
책을 읽으면서 즉 나는 소비자면서, 생산자들의 메시지를 마치 내가 생산자인 양 소비한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쓰기만 하면 글이 자동으로 완성되는 건지, 일단 하루도 빠지지 말고 쓰라고 권한다. 그런 글들을 읽으면서 자꾸만 나는 또 나를 속인다. 이런 글을 많이 읽으면 나도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속인다. ...<중략>... 점심시간에도 뻘쭘한 눈치게임은 계속된다. 첫 출근이라서 오늘은 부장이 밥을 사겠다고 한다. 하아! 잠깐이라도 한숨 돌릴 수 있는 자유마저 없어지는 소리.
여기까지 쓰고, 1단계 10분이 종료되었습니다. 예상대로 글은 미완성으로 끝났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다시 읽어보니 어법에도 맞지 않는 것 같구요. 대충 살펴보면, “글쓰기 전문가들의 책을 열심히 읽고, 그것을 자신에게 적용하려고 해도 글쓰기는 여전히 어렵다, 글의 소비자로만 살다가 생산자로 전환하려니 안 해본 일이라 생소하다. 안 해본 일의 생소함에서 첫 출근이 연상되었고, 이후 어쩌고저쩌고~” 이런 식으로 글쓰기에 대한 저의 의식이 흘러가고 있네요.
일단 다시 10분 타이머를 세팅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10분 START! 두 번째 단계에서는 1단계에서 모아 놓은 글감 또는 소재들을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뽑아내는 단계입니다. 소중한 시간을 들여 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주제문이나 결론을 먼저 뽑아내고 그다음에 내용을 추가하거나 수정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2단계 역시 10분이 종료되면 일단 바로 멈춥니다. 저의 경우 다음과 같이 썼네요.
2단계 작성 글 예시 :
(일단 뽑고 보는) 주제 : “소비활동인 읽기만 하려다 막상 생산자가 되어 쓰려고 하니까 막막하고 어려운 글쓰기, 글쓰기에 대한 글을 읽는 것 역시 소비활동이다. 결국엔 내가 내 손으로 직접 써야 생산활동이다.”
이런 식으로 주제를 먼저 적어 본 후에, 1단계에서 쓴 글에 내용을 추가하거나 수정하는 활동을 이어 나갔습니다.
나는 오랜 세월을 글의 소비자로 살아왔다. 글쓰기에 대한 책을 읽을 때도 그랬다. 책의 내용만 이해하면 내 글도 자동으로 훌륭하게 써질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읽었다. ...<중략>... 이제는 생산자가 되고자 발버둥을 쳐보지만 안 하던 일 하려면 처음엔 막막하고 뻘쭘하기 마련! 마치 직장 첫 출근과 같은 느낌이다. ...<중략>... 운이 좋으면 친절한 사수를 만나게 되어 일을 좀 더 잘 배울 수 있듯이, 어떤 책은 나에게 좀 더 친절하게 글쓰기 방법을 가르쳐 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결국엔 내가 해야 한다. ...<중략>...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을 수도 있고,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에도 내가 해야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글쓰기도 그러하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2단계가 종료되었습니다. 이번 단계에서도 역시 글은 미완성으로 끝났습니다. 제가 쓴 글을 다시 살펴보면, 1단계에서 적은 내용을 바탕으로 “읽기만 하려다 막상 쓰려니까 어려운 글쓰기, 힘들어도 결국 스스로!” 정도의 주제문을 뽑아볼 수 있겠네요. 다시 10분 타이머를 세팅하고 마지막 단계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글을 다듬으면서 살을 붙이거나 쓸데없는 군살은 덜어내는 작업을 합니다. 특히 3단계 10분 중에서 절반인 5분이 지나고 나면 더 이상의 내용을 추가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왠지 모르게 혼자만 삘 받아서 절대로 빼지 못하는 문장들이 여기저기 많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주제를 생각하면서 그리고 글 전체의 흐름에 따라 과감하게 다이어트를 해야 합니다. 다이어트는 역시나 어려운 작업입니다. 간결한 문장, 명확한 의미 등 글쓰기 이론에서 배운 내용들을 생각하면서 수정합니다. 시간이 남는다면 글의 제목을 정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정해진 시간이 종료되면 일단 바로 멈춥니다. 많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어설프게 종료된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3단계 작성 글 예시 :
나는 오랜 세월을 글의 소비자로 살아왔다. 그런 나에게는 소비자의 시각으로 글을 대하는 것이 익숙하고 편했다. 글쓰기에 대한 책을 읽을 때도 그랬다. 내용을 적용해서 글을 쓰기보다는 글쓰기 이론을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 책의 내용만 이해하면 내 글도 자동으로 훌륭하게 써질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읽었다. ...<중략>... 안 하던 일을 할 경우 처음에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게 마련이다. 친절하고 상세한 가르침을 받을 수도 있고, 불친절한 가르침으로 혼자 좌충우돌하면서 배울 수도 있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에도 결국에 완전한 자립이 목표! 내 성장의 주체가 나이듯이 나의 글쓰기도 결국엔 내가 키워 나가야 한다.
이상으로 10분씩 3단계로 나누어 30분 안에 글 쓰는 과정을 공유드렸습니다. 시간을 정하고 글쓰기 실험(또는 훈련?) 과정을 통해 제가 느낀 점은 나와는 맞지 않는 방법이지만, 나에게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우선 맞지 않는다는 것은 저는 어려 방면에서 느린 사람이라 시간에 쫓기는 것 자체를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꼼꼼한 면이 강하고 완벽까지는 아니더라도 반벽주의 이상은 돼서 스피드보다는 완성도를 중시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10분씩 3번, 30분 안에 무조건 하나의 글을 완성하는 훈련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1일 1 글을 발행하는 분들에게 경외심, 존경심, 부러움, 질투 등 다양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30분 안에 글쓰기 훈련>을 통해 나에게 부족한 것은 글쓰기 능력이 아니라 실행력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글은 생각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서 써야 합니다. 소통하지 못하고 내 안에만 갇혀 있는 훌륭한 생각보다 부족하긴 해도 어떻게든 세상에 나와서 숨 쉬고 있는 글이 나인 것입니다. 생각보다는 실행이, 지식보다는 실천이 필요한 나에게는 (때로는 오늘처럼) 강제로 시간을 정하고 글을 쓰는 것이 필요한 훈련임을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자주 하고 싶지는 않아요^^;; 여러분도 시간제한 글쓰기 훈련을 통해 자신의 글쓰기 스타일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