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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운 Oct 26. 2024

그까짓 와인 2부: 알아보기(2)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는 글입니다.

1. 나에게 맞는 와인을 찾고 싶으신 분

2. 늘어선 와인 앞에서 막막해지시는 분(편집숍에서, 레스토랑에서)

3. 간단히 배운 지식으로 하루빨리 잘난 체하고 싶으신 분



목차

1부: 들어가며


2부: 알아보기

 (1) 와인이란

 (2) 향과 질감

 (3) 라벨 읽기


3부: 비교하기

 (1) 세계적으로 재배되는 품종

 (2) 지역 고유의 품종


4부: 즐기기

 (1) 와인과 맞는 음식

 (2) 테이스팅 노트


5부: 나가며




맛?

    와인에서는 무슨 맛이 나요?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무엇보다 마신다고 해서 알아내기 쉽지 않고 이를 말로 표현하려면 어떤 단어를 꺼내야할지 난처하다. 와인을 처음 접한 대부분은 "떫은 포도 주스" 같다고 말한다. 맛을 표한 이 문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향"과 "질감"으로 구분할 수 있다. "포도 주스"는 포도향이 난다는 것이고, "떫다"는 혀가 텁텁하고 까끌거리는 감촉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아는 만큼 표현할 수 있다! 공부는 세상의 해상도를 높이는 행위라고 했던가*. 와인에서 어떤 향나는지, 어떤 질감이 나는지 표현할 수 있는 여러 접근법을 제시하겠다. 그저 뭉뚱그려 포도향이라고밖에 할 수 없었던 과거에서 가죽/허브/후추/견과류/나무/흙/꽃향이 난다고 표현할 수 있는 당신의 모습은 어떤가. 떫음밖에 느껴지지 않던 당신이 끈적함/무거움/건조함/가벼움을 느끼는 순간의 기쁨은 어떨까. 와인의 향과 질감을 먼저 아는 것이 비교하고 즐기는 첫 단추이다.



    와인 한 모금은 세 단계의 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차 향은 포도의 품종에 나는 고유한 향, 2차 향은 발효를 거치며 입혀지는 향, 3차 향은 숙성과 산화를 거치며 입혀지는 향이다. 잠깐!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 말라. 다행히 와인에서 어떤 향이 나는지 진작에 고민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와인의 향을 구분하고 정리해 아로마 휠(Aroma Wheel)이란 도표를 만들어 냈다. 최초로 아로마 휠을 개발한 사람은 캘리포니아 대학의 포도주 양조학 교수 앤 노블(Anne C. Noble) 박사이다**. 그녀는 2022년 Winentusiast와의 인터뷰에서 아로마 휠을 창시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My goal was to communicate. Unless you have specific terms, you can’t communicate, and people weren’t born with words for smell."
"제 목표는 소통이었습니다. 당신은 구체적인 용어를 알지 못하면 소통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냄새를 표현하는 단어를 알면서 태어나지 않습니다."


    아로마 휠의 탄생 이전 와인 평론가들은 혀에서 느껴지는 것을 추상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우아하다, 부드럽다, 남성적/여성적이다 등 쾌락에 관한 표현 위주였다. 이러한 한계에 의문을 품은 노블 박사는 와인 업계에 "다음 중 어떤 단어를 사용하시겠습니까?"라는 설문조사를 보냈고 그 결과를 정리한 것이 아로마 휠이다. 드디어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된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Aha, now I can smell it. I smell vanilla, I smell cloves, I smell pineapple and apricot in this Chardonnay.”
"아하, 이제 냄새가 납니다. 이것은 바닐라, 정향나무, 파인애플, 살구향이 나는 샤도네이입니다."


    아로마 휠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정교히 발전하며 현재는 80~100개의 향을 표현할 수 있다. 1~3차 향을 반영한 최신 아로마 휠을 제시한다. 아무 와인이나 사서 마셔보자. 아로마 휠을 보고 적절한 단어를 찾아 표현해보자.

 (원형 도표 그리는 중...)


질감

(탄닌, 바디, 드라이에 대해 쓰는 중...)


아직 다 못썼는데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 (원문) 勉強って「頭の中に知識を詰め込む行為」ではなく「世界の解像度が上がる行為」だと思う。ニュースのBGMだった日経平均株価が意味を持った数字になったり、外国人観光客の会話が聞き取れたり、ただの街路樹が「花の時期を迎えたサルスベリ」になったりする。この「解像度アップ感」を楽しめる人は強い

(번역) 공부란 '머릿속에 지식을 집어넣는 행위'가 아니라 '세상의 해상도가 올라가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뉴스의 배경음악이었던 닛케이 평균 주가가 의미 있는 숫자가 되기도 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대화를 알아 들을 수 있기도 하고, 단순한 가로수가 꽃철을 맞은 백일홍이 되기도 한다. 이 '해상도 UP감'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강하다.

- 트위터 이용자 トヨマネ(토요마네)가 게시한 글 전문



**앤 노블 박사의 아로마 휠

사진: Salgu Wissm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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