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 구름처럼 흘러가는 생각을 기록하며
역행자의 과제 중 첫 번째는 20분간 블로그 등에 글을 써보는 것이다. 막연히 20분이 주어지니 생각보다 짧은 시간인 것 같아서 무슨 글을 써야 할까 고민하다가 무작정 실행에 옮겨본다.
요즘의 나는 주어진 삶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는 것 같다. 애써 무엇이라도 해보고자 치열하게 사는 삶과는 확연히 멀어져 그저 흘러가는 대로, 수동적이지만 주어진 환경을 거스르지 않고 무난하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굳이 불편하다거나 불쾌한 감정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이런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나를 스스로 관망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그려보고자 할 뿐이다. 새롭게 뛰어올라 삶의 여러 면에서 자유를 얻어 푸른 하늘처럼 화창하고 밝을 미래의 내 모습을. 무척 행복한 내 모습을.
엊그제 성수동에서 브런치 인턴작가로 등록되었는데, 잠시 앉아 내가 쓰고 싶은 책의 제목을 무작정 고민하다 '부서지는 햇살처럼'으로 지어봤다. 한 줄기의 햇살이 빛의 속도로 그 먼 태양에서부터 날아와 지구의 어느 한 곳에 닿기까지의 여정을 누구도 헤아릴 수 없는 점이 꼭 인생과 닮았다고, 마치 끝이 없을 것처럼 날아온 햇살이 결국 지구의 어느 한 곳에 닿아 부서지면서 펼쳐지는 스펙트럼의 찬란함이 꽤 드라마틱하게 느껴져서 조금은 오글거리지만 그렇게 제목을 지어봤다. 나의 삶도 그렇게 무던히 애써 결국 어디론가 닿을 테고, 쪼개지듯 부서지며 나의 인생을 찬란히 펼쳐 보일 날이 언젠가 올 것 같다는 몽환적인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 찬란한 스펙트럼에서 보여줄 나의 모습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늘 어둡고 겁에 질려있던 어린 학생시절의 나도 보일 테고, 부조리와 폭행에 얼룩졌던 군인시절 나의 우울한 심리도 보일 테고, 마치 온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뻐하던 신입사원 모습도 보일 테고.. 지나간 내 33년 차 인생만 두고 봐도 꽤 다양한 모습이 있는 것 같다.
어쨌든 다가올 미래를 기대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살아갈 이유를 찾았다고 생각하면서 당장의 행복을 찾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