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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착잡하다

by 로즈릴리


다음주 목요일, 이제 수능이 딱 열흘 남았다.


수능을 치르는 아이들을 두고 있는 학보모의 입장으로 마음이 착잡하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고 매진하였으므로 좋은 결과 있을거라 바라면서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기를 기도한다.




아이들이 어렸을땐 주로 미술이나 만들기, 인라인 스케이트나 농구, 수영 그리고 폭넓은 독서, 피아노와 악기 다루기 같은 예체능 수업을 많이 받았다.

잠시 아이들이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을때 정규 수업이 끝나고 나면, 초원같이 울창한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넓은 잔디 운동장에서 축구나 농구를 했다.


큰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었고 작은 아이는 초등학생이었는데,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도

유럽이나 아메리카 백인, 흑인, 아시아인, 히스패닉계 인종에 상관없이 여학생 남학생 성별 구분 없이 서로 어울려 공 하나로 축구를 하고 놀았다.

미국의 중학교 시스템은 한국의 대학처럼 학생들이 직접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수강신청하고, 교실을 옮겨 다니며 신청과목을 들었고 수업 방법은 교사와 학생들이 빙 둘러앉아 자유롭게 토론식으로 진행되었다.


아이들은 매우 행복해했고 학교 생활에 적응을 잘했다.



한국에서 청소년들의 교육현장은 치열하다.


대학이 명료하게 서열화되어 있고 중학교 고등학교때 등수가 매겨진다.

상대평가 구조로 인해 100점 만점에 95점을 맞아도 그만큼의 성취를 인정받기보다는 반에서 몇등이고 전체에서 몇등급으로 결정된다.

수업은 과목당 1시간을 배웠지만 배우고 나면 10시간 이상의 성취도를 평가 받는다.



학부모들의 과도한 경쟁열도 불을 활활 지핀다.


자신의 아이가 뒤지지 않게 하겠다는 학부모들의 과도한 경쟁열도 한몫을 하며 아이들의 학습부담을

더욱 부추긴다.

부모의 경제적 수준과 사교육에 지불할 수 있는 비용과 아이의 학습 능력은 비례한다는 통계도 흔히 볼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 실제 사교육 기관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 선행학습의 가도를 달렸던 아이들이 중 고등학교때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 탑을 찍는 아이들 입으로도 자칭 타칭 과외나 학원의 결과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공교육의 현장에서도 교사들은 아이들이 잘 배우고 있는지를 살피기보다는 수업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학생 자신의 능력 부족으로 돌린다.

심지어 어떤 교사들은 "학원에서 안배웠냐?"고 물으며 사교육 받기를 강요하고 있다고도 한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받는 학습 부담과 스트레스와 상처는 엄청나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책가방을 메고 다니는 한국의 학생들을 보면

안쓰럽다 못해 눈물겹다.



사람들 사이에 자주 오르내리는 상처는 갑질 행위를 당했을때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지만, 갑질이나 갑의 횡포라는 말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지게 된 것을 봐도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불평등한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남에게 뒤져서 굽실거리지 않기 위하여

학부모의 입장에서도 공교육만으로 부족하다는 인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비용에도 불구하고 사교육의 현장을 선택하고 있다.


좀 더 들어가보면 한국이 세계적으로 생활수준과 경제력은 상당히 높은 위치를 점하면서도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OECD국가 중에서 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청소년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사회는 과도한 경쟁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청소년 시절부터 100점 만점에 90점이상을 받아도 자신의 성취도를 먼저 인정받기 전에

상대평가로 인해 자신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은 타인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구조

직장에 들어가서는 연봉이나 회사 서열로 인해 결혼해서도 아파트 평수나 자동차 브랜드와 같은것들에 의해

끊임없이 비교하고 경쟁하는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국민정서로 볼때, 다함께 더불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선진사회로의 진입, 한국사회 그 장벽이 너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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